‘보수의 심장’ 대구 집결한 여당 당권주자들
3번째 합동연설회 … 당원 비중 높은 최대 승부처
당정관계 최대 쟁점 … 원·한, 막말 공방전 지속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 당심 공략에 나선다. 영남권 당원 40%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TK 지역은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후보의 우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김건희 여사 문자 공방이 TK지지층의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할지, 아니면 대통령과 차별화를 통한 재집권 가능성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3번째 합동연설회는 7.23 전당대회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당 선관위에 따르면 TK와 부산·울산·경남을 포함한 영남권 선거인단 비율은 40.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 중 TK지역만 따로 떼어놓으면 20% 정도지만 다른 지역에 거주중이더라도 출신지로 따지면 ‘TK 출신’ 당원이 40% 정도 된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연설회가 이번 전대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이유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당권주자들은 전당대회 초반부터 경쟁적으로 TK 지역을 누볐다.
원희룡 후보는 지난 달 25일 첫 지역 일정으로 경북 지역 당원들을 만난 것은 물론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와 면담을 릴레이로 진행했다. 나경원 후보 역시 홍 시장, 이 지사를 연쇄 면담하며 지역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상대적으로 TK 지역 일정이 뜸했던 한동훈 후보는 연설회 12일 오전 일찍 대구를 찾아 지역 중견 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한다. 오후 연설회 일정이 끝난 후에도 지역에 머무르며 주말까지 TK지역 당원들과 만남을 가진다.
나 후보도 이날 오전 대구 동화사를 찾는다. 동화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자주 찾는 사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TK 민심이 어느 후보를 향할지는 이번 전당대회 최대 이슈인 김건희 여사 문자 공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중립을 지키고 있는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11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국민의힘을 사랑하는 TK 당원들 입장에서 김 여사 문자 공방을 보는 마음이 편하겠냐”면서도 “대통령과 당대표 사이가 너무 멀어져선 안 된다는 분도 있고 뭔가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분도 있는 것 같더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당정관계를 기준으로 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 사이가 너무 멀어진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그렇다고 총선 전처럼 대통령 말만 따라갔다가 망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 사이에서 표심이 방황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자들은 막말 수준의 공방을 이어가며 표심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TV토론에서 원 후보는 한 후보 관련 3대 의혹을 제기했고 한 후보는 “뇌피셜(망상)”이라고 반박했다.
윤상현 후보는 TV토론에 대해 12일 “이런 토론을 당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국민들 등만 돌리게 할 것 같다”고 우려하고 나섰다. 윤 후보는 “(한동훈 대 원희룡의 구도는) 미래권력과 현재 권력의 싸움이 돼 누가 되든 당의 분열과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