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결구도 대신 ‘대표주자’ 면모 주력
민생·실용 노선 강조
김두관 “1인체제 극복”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은 이재명 전 대표가 제시한 민생·실용 노선이 여론의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김두관 전 의원이 ‘1인 체제 극복’을 강조하며 당심 규합을 노리고 있으나 본격적인 후보간 대결구도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재명 전 대표는 민주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며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경제가 곧 민생”이라며 경제성장과 민생 회복을 담은 비전 제시에 집중했다. 제1야당의 대표에 가장 근접해 있는 상황에서 수권능력과 비전을 내세워 야권 대표 주자의 면모를 세우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10일 출마선언에서도 대선 때 제시했던 공약을 재해석하고, 민주당의 상징적 정책인 종합부동산세 개편 필요성과 금융투자세 유예 가능성 등 민감한 경제이슈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여당의 대표경선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당권 경쟁에 매몰되는 모습보다는 민생 의제와 실용 노선으로 외연을 넓히는 차별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후 경선 활동도 현역 의원, 당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갖고 출마선언문에서 제시한 비전을 설명하고 공감을 얻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두관 전 의원은 “1인체제의 제왕적 대표 체제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면서 민주당의 다양성 회복을 전면에 걸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잇따라 방문하며 당심 규합을 시도했다. 친노·친문·비명계의 대표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이 전 대표와의 경쟁구도를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11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김 전 의원을 만난 문 전 대통령은 “경쟁이 있어야 당의 역동성을 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며 “이 후보와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 후보 캠프는 전했다.
이 전 대표와 김 전 의원의 상반된 이슈 경쟁이 민주당 지지층과 여론에 어떻게 비칠지 주목된다. 관련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층과 일반 여론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조사(8~9일. 1001명. 무선ARS.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선 이재명 44.9% 김두관 37.8%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재명 87.7% 김두관 9.9%였고, 중도성향(412명)에선 이재명 47.3% 김두관 34.5%였다. 또 엠브레인퍼블릭 등 4대기관이 11일 공개한 조사(8~10일. 1000명. 가상번호 전화면접)의 이재명 대표 연임 찬반 질문에는 반대 51% 찬성 35%였는데,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68% 반대 22%였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전에 실시되는 시도당 위원장 선출을 놓고 친명 성향 인사들이 현역의원 중심의 합의추대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 후보로 나선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 등은 광주광역시 국회의원 8명이 차기 시당위원장으로 양부남 의원을 추대키로 한 것을 놓고 ‘후보 담합’이라며 비난했다.
더민주혁신회의도 11일 광주 국회의원에게 보낸 공개질의서를 통해 “국회의원의 합의로 추대된 시당위원장은 국회의원 요구에 따라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방선거 공천이 국회의원 입맛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든다”고 주장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