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친명 전대’ 예고편

2024-07-15 13:00:31 게재

‘명심 경쟁’ 전·현직 8명 본선행, 권리당원 표심 겨냥

김두관, 대세 흔들기 ‘안간힘’… “선거방식 불공정” 반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친이재명계 인사들간 경쟁으로 예고된 가운데 이른바 ’명심 경쟁‘을 벌이는 전·현직 의원이 최고위원 경선 본선에 올랐다.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대표는 “친명은 친국민·친민주당의 표현”이라고 했고, 1인 체제를 비판해 온 김두관 전 의원은 “다양한 색깔이 함께 하는 민주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관위는 14일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전현희·한준호·강선우·정봉주·김민석·민형배·김병주·이언주(기호순) 등 8명의 후보자가 본선 진출 후보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13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현역 이성윤 의원, 이 전 대표의 측근인 김지호 전 부대변인, 박진환 더민주혁신회의 상임위원, 최대호 안양시장, 박완희 청주시의원 등 5명은 탈락했다. 원외 인사로는 정봉주 전 의원이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원-권리당원 투표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민주당 선관위는 이번 예비경선 투표에 투표권이 있는 권리당원(124만2000여명)의 30.6%(38만여명)가 참여했고, 중앙위원은 395명 가운데 327명(82.78%)이 투표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선은 ‘찐명’으로 불리는 후보들의 명심 경쟁의 연장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와 이 전 대표에 대한 확실한 지지의사 등으로 권리당원의 표심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형배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 등을 지목하며 “지금 검찰은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이 인질극을 빨리 끝내는 게 민주당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김민석 후보는 “이재명 전 대표는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와 최대 다수의 의원단을 가지고 당원 주권과 국민 주권의 시대정신 위에 선 대체 세력이고 당당한 시대의 주류”라며 “당대표를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강선우 후보는 “이재명 대표와 손잡고 용산의 괴물을 쓰러뜨릴 강선우”라며 “8.18 탄핵 열차가 출발한다. 종착역은 오직 민주당 정권”이라고 했다. 전현희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공정한 법의 심판대 위에 세울 수 있는 강력하고 담대한 지도부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정봉주 후보는 “탄핵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결기, 용기, 행동이며 실천이다. 지금은 싸워야 할 때”라고 했다. 전당대회가 ’친명 마케팅 경쟁‘으로 나타나는 것과 관련해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재명, 김두관 후보가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친국민·친민주당을 그렇게(친명으로) 표현한 것”이라면서 “전부 훌륭한 후보들로 우리 당이나 국민을 위해 역할을 할 인재들”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권리당원들이 이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위원 후보들이 그것을 표방하는 것”이라면서 “당내 다양한 색깔이 있는데 이를 다 묶어 민주적인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은 20일부터 시작되는 전국 순회경선과 관련해 선거시행세칙 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후보측은 15일 대변인 입장문을 통해 지역 순회경선이 후보자 연설회를 듣기도 전에 권리당원 투표가 진행된다면서 방식과 일정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일반국민여론 30%를 반영해 대표·최고위원을 결정한다. 김 후보측은 “20일 오후 4시부터 인천시당 연설회가 시작하는데 해당 권역 권리당원은 연설회 전인 19일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투표를 한다”면서 “사실상 연설회 전에 다수의 권리당원이 투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명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 투표시간을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정했다는 것이다. 연설회가 끝난 후 투표를 시작해 8.18 전당대회에서 합산 발표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또 30%를 반영하는 국민여론조사 대상에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포함한 것도 문제삼았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조국혁신당 등 다른 야당 지지층도 포함해 민심의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측은 “김두관 후보의 지지도가 일반국민여론조사에서 의외로 높게 나오는 것에 대한 대책이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조사(8~9일, 1002명, 무선ARS,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재명 44.9% 김두관 37.8%로 나타난 가운데 민주당 지지층(348명) 조사에선 이재명 87.7% 김두관 9.9%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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