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특성상 해외로 빠져나가면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범죄 혐의점이 있으면 빨리 패스트트랙으로 넘겨 검찰-금융 당국이 공조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의 말이다.

15일 검찰-금융 당국에 따르면 오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기관이 코인 범죄에 대응해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날 검찰-금감원은 코인 범죄 공조 강화 보도자료를 내고 “조사 과정에서 신속한 강제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사건을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이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금융증권범죄 중점수사청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자본시장법 위반 사범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적극 활용해 수사해 왔다.

패스트트랙은 금융 당국에서 불공정 혐의가 발견돼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바로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제도다.

지난 2021년 9건에 불과했던 패스트트랙 건수는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부활한 2022년 20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3년부터 올해 2월까지는 22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범죄는 관련 법이 없어 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은 경찰 송치사건이나 고소·고발 사건을 주로 수사해 왔다. 금감원 등 금융 당국과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정리한 ‘정제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이 없었던 것이다.

금감원은 “금융 당국과 검찰의 가상자산 범죄 협력 사례는 아직 없었다”며 “법 시행을 앞두고 어떤 것을 공동대응하고 무엇을 준비할지 조율하는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도 “남부지검과 금감원이 수차례 워크숍과 실무 협의회를 개최해 법 시행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그동안 남부지검과 금감원은 올해 4월부터 이달까지 5차례 워크숍과 3차례 수사 실무 모임을 갖고 협력을 다짐한 바 있다. 당시 양 기관에서는 30여명 규모의 실무 인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 기관은 법 시행에 앞서 아직 정립되지 않은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행위 부당이득 산정에 대한 기관 간의 안에 대한 공유도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본시장법과 새로 시행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계산식이 다르다”며 “법이 시행되면 어떻게 계산해야 할지 등 사전에 협의하는 과정을 가졌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