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에게 ‘구청 사용법’ 알려준다
광진구청장 현장소통 시동
정책 공유하고 정보 제공
“19세에서 39세까지 취약계층에 연간 30만원을 쏩니다. 어떤 정책일까요?” “광진형 청년교육바우처!” “맞습니다. 사실 청년 모두에게 주고 싶었는데 복지부와 협의하면서 대상이 조정됐어요.”
서울 광진구 화양동주민센터. 주민들 발길이 끊기고 공무원들이 모두 퇴근한 저녁 7시. 유일하게 불을 밝힌 1층 주민사랑방이 떠들썩하다. 김경호 구청장과 광진구에 거주하는 청년 16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문제풀이에 한창이다. 김 구청장이 최근 진행한 ‘청년 소통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제를 출제하면 청년들이 답하는 방식이다. 구 정책과 소통에 대한 청년들 생각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17일 광진구에 따르면 김경호 구청장은 청년세대와 현장 소통을 정례화한다. 김 구청장은 취임 이후 줄곧 현장으로 찾아가 주민들을 만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데 전체 인구 가운데 34.7%를 차지하는 청년층도 빼놓을 수 없다. 비율로 따지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관악과 영등포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올해 첫 청년 현장소통으로 선택한 지역은 광진구 내에서도 청년인구가 많은 화양동이다. 전체 인구 중 65.8%나 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4월 현재 관악구 신림동 66.7%에 이어 두번째다. 김경호 구청장은 “보다 실효성 있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가능한 현장에서 직접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청장과 청년들 소통은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한 ‘청년 생각 알아보기’로 문을 열었다. 청년이 뽑은 최고의 청년정책을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교육 이용권을 비롯해 주민생활안전보험, 주민 1/5 이상이 이용하는 배달앱 ‘땡겨요’ 등을 소개했다.
자유 대화는 청년들이 궁금한 내용을 묻고 구청장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년들은 우선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물었다. 김 구청장은 “숫자가 많다는 건 허상에 불과하다”며 “요구가 힘”이라고 즉답했다. 그는 “문자 전용 휴대전화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발휘할 수 았다”며 “주택 복지 일자리 등 전 분야에 걸쳐 만능단추”라고 추천했다. 그는 “공무원에게도 부족함을 얘기하라”며 “‘광진구 사용법’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진구만의 청년정책과 청년들과의 소통 노력도 화제에 올랐다. 어학·자격시험 응시료 지원, 건강한 식생활 지원을 위한 제도, 평생교육 이용권 등이다. 김 구청장은 “요즘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주거 안정”이라며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서 골목소통을 할 예정이니 많이 홍보해 달라”고 말했다.
한시간여 진행된 자리를 지속적인 소통을 서로 약속하며 마무리 됐다. 화양동 주민 김병준(27)씨는 “교육 수강권이나 월세지원 청년센터 등 좋은 정보를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이후 소통자리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진구는 구청장과 청년 현장소통 이외에도 교육 체육 문화 취업·일자리 등 7개 분야에 걸쳐 35개 청년정책 관련 주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청년 행정인턴, 청년 창업가의 밤, 1인가구 건강끼니 챙기기, 고위기 청년 맞춤형 긴급지원 등이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평소 생활하면서 불편하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주저 없이 이야기해 달라”며 “청년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힘이 되는 행정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