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몰입의 시간 만들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방학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공부는 이미 잠정 휴업 상태이다. 기말고사를 치르며 긴장했던 마음들은 다 풀어지고, 공부하느라 지친 몸은 방학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아이들은 어떤 방학을 그리고 있을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늦잠을 계획(?)한다. 대부분의 학원들은 방학에도 오후에 시작하므로 방학의 오전 시간은 자유시간이다. 방학이면 아이들은 밤늦도록 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다가 새벽에 잠들고, 다음날 해가 중천에 뜬 12시쯤 일어나서 밥 먹고 학원에 간다. 이것이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마주하게 될 여름방학의 모습이다.
방학은 재충전의 시간이자 기회의 시간이다. 하지만 여름방학은 겨울방학과 달리 기간이 짧고 무더운 날씨, 가족 휴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시간을 흐지부지 보내기 쉽다. 이번 여름방학은 거창한 공부 계획을 세우기보다 2학기 공부의 기초가 되는 집중력을 기르기 위한 몰입의 시간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모든 공부의 시작은 ‘읽기’에서 시작한다. 스마트폰으로 짧은 영상을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은 30분 이상 집중해서 글을 읽는 것을 어려워한다. 읽기는 단순히 텍스트를 눈으로 읽어 내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읽으며 글을 분석하여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장면을 그리면서 감정을 이입하여 공감을 해야 하는 ‘몰입’이 필요한 활동이다.
몰입(沒入, Flow)은 어떤 활동이나 과업에 완전히 빠져드는 상태를 의미한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가 제시한 개념으로, 사람이 어떤 활동에 완전히 몰두하게 되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몰입은 목표가 명확하며 활동 자체가 목적이 될 때 일어나며, 몰입을 하면 집중력이 극대화되므로 공부 효율이 높아진다. 또한, 몰입 상태에서 경험하는 자기 목적적 활동은 큰 만족감을 주며, 도전적이지만 해결 가능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자신감과 자기 효능감이 높아진다. 이러한 성취감을 통한 자기 효능감 강화는 아이들의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몰입 상태를 자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공부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습의 성과를 높이며,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학기 중에는 학교와 학원의 과제와 바쁜 일정으로 몰입의 시간을 갖기 어렵다. 방학은 아이들과 부모도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시간이다. 이번 방학에는 아이들과 함께 ‘몰입의 날’을 정하여 모두 스마트폰을 끄고 하루종일 방해받지 않는 온전한 몰입의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독서와 달리기는 몰입을 훈련하기에 좋은 활동이다. 일정에 쫓기지 않고 온전히 하나에 몰입하는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집중력과 자기 효능감이 올라가기를 기대해본다.
“안산의 아이들이 몰입하는 삶의 즐거움을 알고, 몰입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기를 기도합니다.”
큐피엔스 문해력학원 유연숙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