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여름의 청량함, 약초음료의 매력

2024-07-18 13:00:03 게재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더위를 다스리고 몸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물 한잔도 맹물로 마시기보다 제철 약초의 열매와 잎, 뿌리를 곁들여 더운 몸을 식히고 갈증을 풀었다.

여름철 인기 있는 약초로는 대표적으로 오미자를 꼽을 수 있다. 시고 달고 맵고 쓰고 짠 다섯 가지 맛을 지닌 오미자는 더위에 잃은 기운과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동의보감에는 ‘여름철에는 오미자를 늘 먹어 오장의 기운을 보해야 한다’라는 기록이 전한다. 실제로 조상들은 오미자와 인삼, 맥문동을 함께 달인 음료 ‘생맥산’을 여름철 물 대신 이용해 왔다.

붉은빛이 강렬한 오미자 음료는 보기에도 청량감을 더해준다. 최근 오미자는 기능성 성분인 시잔드린(schzandrin C)과 고미신(gomisin A)이 각각 간 건강과 근육·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작은 인삼으로 불리는 도라지는 약초이자 채소로도 친숙한 식물이다. 사포닌 성분을 함유해 감기 예방, 비염·가래 등 인후통 개선에 효과가 있다. 요즘엔 냉방 시설 등 실내외 온도 차로 여름에도 호흡기 질환을 앓는 이들이 많은데 그럴 땐 도라지차가 그만이다. 쌉싸름한 쓴맛이 불편하면 차로 끓인 뒤 꿀을 약간 넣으면 좋다.

약방의 감초로 한방 처방에 빠질 수 없는 감초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진정 효과가 있어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준다. 또한 해독작용과 더불어 위 건강에도 효과가 있어 소화가 잘되지 않을 때 마시면 좋다.

은은한 단맛이 나는 감초차는 한방차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누구나 무난히 즐길 수 있다. 감초 한 가지만 순하게 끓여도 좋고 허브나 유자 등을 넣어 혼합차로 향긋하게 즐기는 것도 좋다.

지역과 협업해 약용작물 재배기술 지원

농촌진흥청은 약용작물 산업 발전을 위해 지역과 협업해 재배기술 지원을 비롯해 종자보급 품종개발 육종기술개발 전반에 힘을 쏟고 있다. 감초의 경우 충북 제천에 거점 생산단지를 조성해 영양체 증식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오미자 또한 경북 문경과 협업해 품종 개발은 물론 성분의 효능을 밝히는 연구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소비자 편리성에 부합한 약초 가공 제형 개발 등 기초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더위를 달랠 음료를 찾는 계절이다. 올해 발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60% 이상은 일주일에 3회 이상 단맛 음료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음료 시장 비중을 봐도 탄산음료는 24.5%로 커피류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톡톡 쏘는 맛에 쉽게 손이 가는 탄산음료는 적정량 이상 과하게 마실 경우 식후혈당을 높이고 대사질환을 유발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다면 무더위로 피로가 쌓이기 쉬운 여름철, 자연에서 온 건강 비법이자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든 약초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약초음료로 여름철 건강 챙기기

약초음료는 여름철 건강을 다스리는 좋은 비책이 될 것이다. 가정에서 끓이기 번거롭다면 제품을 이용해도 좋다.

마침 우리 주변에는 농민과 농산업체들의 노력으로 약초를 가공해서 집에서 편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이 생산돼 있다. 기능 성분 풍부한 약초가 고유의 매력을 뽐내 생활 속에서 더욱 사랑받길 기대한다.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