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음악으로 ‘풍요로운 일상·지역통합’

2024-07-18 13:00:25 게재

여자농구단 창단 1년만에 전국 제패

찾아가는 오케스트라 1만명이 즐겨

“공연을 좋아하는데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느라 갈 기회가 없었어요. 혼자 가기도 뭐하고. 아이가 울어서 끝까지 함께 못한 게 아쉬워요. 그래도 20~30분 정도 기대했는데 아이가 50분이나 봐줬어요.”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주민 유정은(39)씨. 지난 13일 15개월 된 아이와 함께 ‘행복을 전하는 클래식 음악무대, 서치(서대문 까치)’를 관람한 참이다. ‘서대문 오케스트라’를 자청하는 ‘함신익과 심포니송’이 유씨를 포함해 1100여명 관객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줬다. 그는 “고전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도록 지휘자가 이끌어줬다”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면서 하나 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과 주민들이 '행복을 전하는 클래식 음악무대 서치'를 놀이처럼 즐기고 있다. 사진 서대문구 제공

18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민선 8기 들어 ‘문화·체육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음악과 공연 운동 등을 통해 지역사회·주민 통합까지 노린다. 이성헌 구청장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보면 기량을 겨루는 동시에 각국 문화예술 공유를 통해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로 승화시킨다”며 “주민들이 기를 모으고 즐기면서 새로운 힘을 얻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신익과 심포니송’ 공연은 그 대표 사업이다.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지휘자와 지난해부터 협업하고 있다. 한해동안 아파트단지까지 동네 곳곳을 찾아가는 야외 공연 등을 총 5회 진행했는데 1만명 가까운 주민들이 즐겼다. 홍은동 주민 이 모(50)씨는 “10살 아이와 함께 지방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난 뒤에도 음악회를 놓치기 싫어 서둘렀다”며 “가족이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데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평가했다.

홍은동 구 문화체육회관에 연습실을 마련한 올해는 7월 현재 지난해 수치를 거의 따라잡을 기세다. 구는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를 확대하는 한편 민선 8기 내에 전체 동네를 한바퀴 순회할 계획이다.

체육분야에서는 지난해 3월 창단한 여자농구단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 4월 전국실업농구연맹전에서 3전 전승으로 우승한 데 이어 5월 전국실업농구연맹전까지 승리로 장식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대회마다 응원단을 자처하는 열정을 보인다. 이 구청장은 “이념과 성향을 떠나 목청껏 응원하는 주민들을 보면 서대문구 통합이 실현되는 것을 느낀다”며 “박찬숙 감독 농구학교, 초·중학교 농구팀 교사 역할 등 인재 육성과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 활성화 효과는 지역경제와도 닿아 있다. 9개 대학이 위치하고 있는 장점을 활용한 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에는 14개 나라 대사와 외교관 20여명이 참여했고 나흘간 40여 국가 30여개 대학과 지역 청년 53만명이 어우러졌다. 5월 ‘인디뮤직 페스티벌’에는 관객 1500여명이 몰려 ‘신촌 부흥’을 예고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민선 8기 2주년 여론조사 결과 서대문구가 살기 좋다는 의견이 93.4%에 달했고 30.8%가 ‘문화체육·여가 여건이 좋아서’라고 답했다”며 “주민들이 일상을 풍요롭게 채우고 여가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도록 ‘문화체육 강점 도시’를 완성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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