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시대 사업다변화에 사활”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
“100만명이 태어나던 아기들이 20만명 이하로 줄었다. 국내 내수 중심 유가공업체가 어떻하면 위기를 돌파하고 살아남을 것인가 고민에서 시작했다.”
김선희 매일유업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18일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자로 나서 저출산시대 유업계가 어떻게 살아 남아 위기를 극복했는지 경영비결을 소개했다.
김 부회장은 “우유 수요는 줄어드는데 낙농가에서는 우유를 계속 공급한다”며 “낙농가 입장에서 우유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은 계속 오르는데, 오르는 비용을 부가가치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사업은 망한다”고 말했다. 우유사업 위기를 강조한 말이다.
김 부회장은 관세가 낮아진 저렴한 우유가 해외에서 몰려오기 시작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1~2년 내로 오기 때문에 유업계 위기에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분유로 수익을 올리던 매일유업은 저출생시대에도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매일유업 매출은 김 부회장이 재무담당으로 입사한 2009년 1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으나, 성장을 지속해 지난해 1조8000억원 수준을 달성했다. 연결기준으로는 2조1500억원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성인 영양식, 메디컬 푸드, 아이스크림, 커피, 식빵, 체험 목장 등 우유로 만들 수 있는 온갖 부가가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게 김 부회장의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이 택한 건 프로틴이었다”며 “저출산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내수 중심 유가공업체로서 지속 가능한 새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선진국에서는 근육감소증이 보험처리까지 된다는 얘기를 듣고 곧바로 개발에 들어갔다”고 신제품 개발 당시를 설명했다.
매일유업은 아몬드 귀리 등으로 영역을 넓혀 흰우유 매출 비중을 60% 밑으로 떨어뜨렸고 고령화 시대에 맞는 제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제주=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