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피해 금강권역 ‘쓰레기 전쟁’
대청댐·금강하구 해안가
해양생태계 등에 악영향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는 충청권 금강권역이 이번에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빗물에 쓸려 내려온 각종 쓰레기가 강을 따라 댐과 서해안 해안가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충남 서천군,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금강권 주요 집결지에 각종 쓰레기가 대규모로 쌓이고 있다.
전북에서 시작하는 금강은 대전과 충북 사이에 위치한 대청댐을 거쳐 충남을 가로지른 후 다시 충남과 전북 사이를 흘러 금강하구를 통해 바다로 나간다. 이에 따라 장마 쓰레기는 1차로 대청댐에 모이고 2차로는 금강하구에 인접한 서해안 바닷가로 밀려온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 대청댐 장마 쓰레기를 지난해와 비슷한 1만8000㎥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곳곳에서 거대한 쓰레기섬이 목격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재 장마가 계속되고 있고 상류 용담댐도 방류를 하는 등 안전상의 문제로 일부 쓰레기만 처리하고 있다”며 “장마가 잦아드는 대로 대대적인 수거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강 중하류의 쓰레기가 몰려드는 금강하구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의 해안가엔 벌써부터 각종 쓰레기더미가 쌓인 상태다. 이들 지역은 이번 비피해 직격탄을 맞은 지역이기도 하다. 피해복구만도 힘든데 쓰레기와의 전쟁까지 치르는 셈이다.
충남 서천군은 이미 전체 해안가 110㎞ 가운데 100㎞ 정도에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9일부터 유입된 쓰레기는 현재까지 440톤에 이른다. 앞으로 추가로 쌓일 경우 최소한 600톤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금강권역 제방이 4개나 무너진 지난해에 비해 양이 줄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서천군은 해안가 쓰레기 처리작업에 이미 돌입했다. 반려해변 사업 참여기업에도 참여요청을 했다. 반려해변 참여기업은 한솔제지 신서천화력 등 11개다.
쓰레기는 갯벌 생태계에 치명타다. 초목류 등 쓰레기가 두텁게 쌓일 경우 열 등이 발생,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서천갯벌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다.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는 어선 고장과 사고의 원인이기도 하다. 장마 직후 시작하는 여름철 관광도 걱정이다.
서천군 관계자는 “쓰레기는 해양생태계나 어업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민간기업들까지 힘을 모아 최대한 빨리 쓰레기를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