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버스, 일본열도 달린다
유네스코자연유산 ‘야쿠시마’서 노선버스 운행 … 승용차 이어 상용차도 진출
현대자동차의 무공해 전기버스가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4분기부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야쿠시마섬에서 노선버스로 운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18일 일본 도쿄 임페리얼 호텔에서 이와사키그룹과 무공해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 공급을 위한 구매의향서(LOI)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조원상 현대차 일본법인(HMJ) 법인장, 이와사키 요시타로 이와사키그룹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이와사키그룹과 구매의향서 체결에 따라 4분기 출시되는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 1호차 전달을 시작으로 내년 1분기까지 총 5대를 공급한다.
이와사키그룹은 현대차로부터 구매할 일렉 시티 타운을 야쿠시마에서 노선 버스로 운영할 예정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현대차 전기버스 운행지역이 199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지역이라는 점이다.
야쿠시마는 일본 열도의 남서쪽 말단에 위치한 504㎢ 면적(제주도의 약 4분의 1)의 섬이다. 경이로운 자연경관으로 ‘바다 위의 알프스’라고 불린다. 세계적인 친환경 관광지로 손꼽히는 야쿠시마는 자연보존과 공해물질 배출 억제가 꼭 필요한 지역이기에 현대차 전기버스 운행은 의미가 깊다.
이와사키 요시타로 사장은 “향후 야쿠시마에서 운행하는 차량을 모두 전기차(EV)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일렉 시티 타운은 현지상황에 맞춰 특화 개발된 9m급 전장의 중형 저상 전기버스다. 145kWh 용량의 배터리와 최고출력 160kW를 발휘하는 고효율 모터가 탑재됐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220km(일본 기준) 이상을 확보하고, 최대 180kW급(2구 충전 기준) 급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렉 시티 타운에는 바퀴의 브레이크 압력과 출력을 제어해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차체 자세제어(VDC) △후방 주차 거리 경고, 초음파 센서를 활용해 승객의 승객 승하차 시 사각 지대에서 접근하는 물체나 장애물을 감지해 경고하는 △안전 하차 경고 기능 등 다양한 안전사양도 기본 적용했다.
현대차는 정비나 수리로 인한 운행 중단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95%이상의 부품을 2일 안에 납품할 수 있는 재고관리체계도 갖출 예정이다. 현지 보험회사와 협력해 전면 유리, 사이드미러, 타이어 등 손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부품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교체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현대차는 23일부터 다른 기업들과도 일렉 시티 타운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2022년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일본시장에 진출해 넥쏘 수소전기차, 코나 일렉트릭(EV),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 등 현지 승용차 시장에서 100% 전동화 모델만 선보이고 있다. 이어 내년에 새로운 콤팩트 전기차 모델 출시로 다양한 수요층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아울러 일렉 시티 타운에 이어 일본의 전기차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용 전기차 모델 추가 투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야쿠시마에 전기버스를 공급하게 돼 뜻깊다”며 “승용에 이어 전기 상용차까지 투입함으로써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고,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일본의 탄소배출 저감정책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