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효유 2조3천억원…‘그릭요거트’ 성장
떠먹는 요거트시장 꾸준히 성장 중 … 고단백 저당 락토프리 등 제품력 및 마케팅 강화
생활방식 변화로 건강한 먹거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2026년 국내 발효유시장이 2조2498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액상 드링크 등 다양한 형태 발효 유제품 중에서도 떠먹는 요거트인 ‘그릭요거트’ 성장세가 주목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Q)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그릭요거트 오프라인 시장 규모가 약 667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46.2% 성장했으며 호상(떠먹는) 발효유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릭요거트는 살짝 산미가 느껴지는 맛과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질감을 가진다. 그릭요거트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칼슘 단백질 등 영양가가 풍부해 미국 헬스지에서 뽑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국내에 그릭요거트가 들어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그릭요거트 붐이 일어난 것은 2018~2019년쯤이다. 반짝 인기를 얻고 사라지는 디저트가 아닌, 운동과 식단이 바탕이 된 생활방식이 정착됨에 따라 아침식사 대용과 다이어트 식품으로 자리잡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 속에서 브랜드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유명 요거트 브랜드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지만 구매 접근성이 쉽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국산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 기반 바이오테크기업 스위트바이오 ‘그릭데이’는 대기업 제품이 주류인 국내 그릭요거트시장에서 중소기업 제품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 261억원을 달성했으며, 이는 2022년 매출 180억원 대비 45% 성장한 수치다.
그릭데이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꾸덕한 그릭요거트의 맛을 구현한 브랜드로,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두 종류로 출시된다. 그릭데이 시그니처는 유청을 85%까지 제거해 전통 그릭요거트 보다 꾸덕꾸덕하고 신맛이 적다.
고소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반영한 ‘한국식 그릭요거트’에 가깝다. 반면 그릭데이 라이트는 전통 그릭 요거트와 비슷한 묽기를 가지고 있다. 저당 저칼로리로 부드러운 식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그릭데이 시그니처와 라이트는 올해 초 기준 누적 판매는 2000만개를 돌파했다.
그릭데이는 오프라인의 강점을 더 강화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그릭데이고를 오픈했다. 지중해 그로서리 마켓 콘셉트의 24시간 유무인 매장으로 그릭요거트 뿐만 아니라 각종 굿즈 식재료 도서 등을 판매해 그릭데이가 추구하는 건강한 먹거리 기반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한국 여행시 반드시 들러야 할 카페로 회자되고 있다.
또 그릭데이는 브랜드 SNS 채널에서 망한 다이어트 선발대회 등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개인 용기를 매장에 가져오면 할인해주는 등 환경친화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그릭요거트 마니아들을 확보하고 있다.
풀무원다논은 5월 ‘그릭 시그니처 설탕무첨가 플레인 150g’을 출시해 기존 제품대비 1.8배 키운 그릭요거트를 선보였다. 150g은 소분할 필요없이 한끼 식사 혹은 간식으로 넉넉하게 즐길 수 있는 양이다. 고물가시대에 발맞춰 제품용량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풀무원다논은 지난해 3월 그릭 시그니처를 출시한 이후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쿠킹클래스를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 유대감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쿠킹클래스에서는 풀무원요거트 그릭 달지 않은 플레인을 활용해 바스크치즈케이크, 오렌지 머핀, 유자 마들렌 등 디저트류와 함께 샐러드와 같은 식사 메뉴 등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다.
동원F&B도 4월 ‘덴마크 그릭 오리지널’을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덴마크 그릭 오리지널은 유청을 두 번 분리하는 동원F&B만 이중 유청분리공법을 사용해 질감이 더욱 꾸덕하며 부드러운 크림을 추가해 고소함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동원F&B는 지난달 건강과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크로우캐년 브랜드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내놓았다. 크로우캐년은 독특한 마블무늬와 현대적 감각 디자인 주방용품으로 잘 알려진 리빙브랜드로, SNS상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남양유업은 지난해 ‘불가리스 소화가 잘 되는 우유로 만든 요거트 그릭’을 출시했으며,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올해 3월 급성장하는 그릭요거트 시장 트렌드에 맞춰 그릭요거트 전문브랜드 요즘(YOZM)과 협업 제품 출시를 골자로 한 협무협약을 체결해 제품력 강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오종민 스위트바이오 대표는 “그릭요거트는 국내 발효유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 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은 분명하다”며 “그릭요거트는 주로 2030여성들 구매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그릭요거트 영양성분은 성장기 아이들, 칼슘이 필요한 노령층에게도 좋아 그릭요거트를 소비하는 연령층은 향후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