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개발사업 100억달러 수주”

2024-07-23 13:00:19 게재

정부, 활성화방안 발표

민간·공공합동 진출전략

정부가 2030년까지 해외투자개발사업 수주액 100억달러(약 13조9000억원) 달성을 새 목표로 제시했다. 공공기관이 선도 투자자로 참여해 민간기업 수주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투자개발사업은 사업 참여자가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하고, 발생하는 손익을 지분에 따라 분배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사업 방식이다.

투자개발사업을 수주하면 사업 기획·개발 단계부터 금융조달 시공 운영 관리까지 사업 전 단계를 주도하게 된다.

해외 각국은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민간투자를 유치하는 투자개발사업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는 발주사가 원하는 대로 건물·교량·터널 등을 짓는 단순 도급사업이 94.7%(2019~2023년 평균) 달할 정도로 쏠려 있었다. 정부는 이번 활성화 방안을 통해 투자개발사업 수주 확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투자개발사업 수익성이 10%대로, 3~5% 수준인 도급 사업보다 2배가량 높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분 투자자라는 사업조건에 공기단축을 통한 금융비용 절감 등이 가능해서다.

정부는 우선 높은 대외 신인도와 상대국 정부와의 협상력을 가진 공공기관을 앞세워 투자개발사업 수주 기회를 확보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주도로 전략 국가와 프로젝트를 선정해 매년 투자개발사업 지원계획을 새로 마련할 계획이다.

철도(국가철도공단·한국철도공사), 도로(한국도로공사), 공항(한국공항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 주택(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분야별 공공기관이 유망국별로 민관합동 진출 전략을 수립한다.

철도 수출을 할 때 철도공단·코레일이 철도계획, 신호체계를 수립해 바탕을 깔면 민간기업이 철도 건설 공사와 차량 공급을 맡아 동반 진출하는 형태다.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개발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의 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KIND의 지분 투자 비중을 최대 30%에서 50%로 늘리고, 지금은 불가능한 대주주로서 참여를 허용한다.또 KIND가 우리 기업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해 기업의 자산유동화(엑시트)를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정부는 투자개발사업 특성을 고려해 유·무상 공적개발원조(ODA)·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연계한 패키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

전체 프로젝트 중 도로·상하수도·전력망 등 상업성이 없는 부분은 수원국 정부가 EDCF를 활용한 재정 발주사업으로 진행하고, 주택·산업단지·상업시설 등 상업성이 있는 부분은 우리 기업이 사업 시행자인 투자개발사업으로 진행하는 ‘패키지’ 방식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 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 투자개발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PIS 2단계 펀드는 1조1000억원 규모로 신규 조성한다. 정부는 연내 ODA·EDCF와 연계한 시범사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도시개발분야 진출 확대도 추진한다. 장기간 대규모로 이뤄지는 도시개발사업 특성을 고려해 정부 간 협력을 기반으로 민관 공동사업을 진행하는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UGPP)’을 추진한다.

전문 공공기관이 디벨로퍼로서 먼저 사업을 발굴하고, 민간 건설사가 지분 투자와 시공 수주를 추진하는 형태다. 이후 공공기관이 개발부터 준공, 입주까지 기업을 지원한다.

1호 프로젝트는 베트남 박닌성 일대에 판교 규모 신도시를 만드는 ‘박닌성 동남신도시’ 사업이다.

국토부는 "건설·설계·교통·IT를 망라한 K-스마트신도시 패키지진출로 동남신도시가 우리기업 베트남 진출 교두보가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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