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 바이든 ‘격려’…윤 대통령은 ‘조용’
대통령실 “타국의 국내정치” 언급자제
“각별한 관계에 부합하는 소통 있을 것”
세계 각국 정상들이 재선도전을 포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은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말을 아끼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동맹국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 사퇴 선언 후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언급을 내놨다.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조 바이든은 그의 나라, 유럽, 세계를 위해 많은 것을 이뤄냈다. 그 덕분에 대서양 협력이 긴밀해지고, 나토가 강력해졌다”며 “미국은 독일에 훌륭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민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해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그의 임기 동안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당신은 폴란드, 미국 그리고 세계가 더 안전하고 민주주의를 더 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수십 년간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우정과 확고한 지지에 감사하다(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미국의 강력한 초당적 지지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변함없이 지지해 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의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일본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정치적으로 최선의 판단을 했다고 인식한다(기시다 후미오 총리)” “2021년 취임 이래 미국 내외의 다양한 과제에 정력적으로 임해 일미 관계를 한 층 더 강화하도록 이끌었다(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한국 대통령실은 말을 아낀 채 미국 대선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22일 관계자 발로 “타국의 국내 정치 관련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며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내 지지는 초당적이며, 우리 정부는 한미 글로벌 포괄 전략 동맹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미측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낸 상태다.
취임 직후 바이든 대통령을 방한 손님으로 맞은 바 있는 윤 대통령은 이후 미국 국빈방문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바이든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가 하면 이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도 친밀함을 과시했다. 외부 일정 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선물한 선글라스를 쓰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은 대선 이후 미국의 국내정치 지형이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고민 때문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인간적 교감을 이어가고 있으며 공개적인 입장표명 보다는 인간적 소통을 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3일 “당장은 아니더라도 두 분의 각별한 관계에 부합하는 소통이 계속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