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지연’ 티몬, 판매자이탈 위기감
롯데백 철수·여행사 판매중단
‘새정산시스템 도입’ 진화나서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정산지연사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산지연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면서 판매자와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하는 등 자금난에 빠져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때문이다.
다만, 티몬 측이 부랴부랴 ‘빠르고 안전한 새 정산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진화에 나서 당장 ‘급한불’인 판매자 이탈을 멈추게 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22일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해당 플랫폼에서의 정산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에서 이들 여행사 상품은 노출되지 않고 있다. 여행사들은 이미 판매가 완료돼 당장 이달 내 출발 일정이 잡힌 상품에 대해선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티몬이나 위메프에서 이미 결제가 완료된 8월 상품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산지연 사태가 장기화하자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해 있던 대형 유통사도 차례로 발을 빼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19일 티몬과 위메프에서 철수했고 TV·데이터 홈쇼핑 업체들도 모두 상품을 내렸다.
거래규모가 큰 대형 입점사부터 중소상공인까지 플랫폼 탈출 도미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위메프는 지난 17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연이율 10%의 지연 이자 지급, 지연 금액 10%포인트 지급 등 보상안과 함께 이달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판매자 개별 공지를 통해 약속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판매자 불안은 커지는 상황이다.
멀쩡하다던 티몬도 정산 지연 사태에 휘말려있다.
티몬은 전날 판매자 공지를 통해 “(위메프 사태 이후) 일부 판매자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에까지 영향을 줘 거래 규모가 일시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23일 “판매자 이탈을 최소화하고자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한 ‘에스크로’ 방식 정산시스템을 다음달 중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고객이 구매대금을 결제하면 각 플랫폼이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했다. 앞으로는 안전한 제3의 금융기관에 대금을 보관하고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는 즉시 해당 기관에서 곧바로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빠른 정산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상품 판매에 대한 플랫폼 사용 수수료만 직접 받게 된다.
티몬 관계자는 “상품 결제대금 지급 안전성을 강화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하고자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며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고객 신뢰를 높일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연합뉴스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