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하이브리드가 최대실적 견인
판매비중 첫 두자릿수
매출·영업익·순익 최대
현대차가 2분기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위기 속에서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호실적에는 하이브리드차(HEV)로의 빠른 생산 전환과 고수익 차종을 중심으로 한 판매 믹스(차량용 구성비율) 개선, 우호적인 환율 등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연결기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5조206억원, 4조279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6.6%, 0.7% 증가했다. 순이익은 24.7% 늘어난 4조1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9.5%였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최대 실적의 배경으로는 전기차 수요를 대체하고 있는 HEV로의 빠른 생산 전환이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글로벌시장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26.4% 증가한 12만2421대의 HEV를 팔았다. 이 기간 전기차 판매는 5만8950대로 24.7% 감소했다.
결국 전기차 판매 감소분을 HEV가 상쇄하면서 전체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0.2% 증가한 19만2242대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판매 둔화 조짐이 보이자 투싼 싼타페 등 인기 차종의 HEV 모델 생산을 대거 늘렸고, 그 결과 전체 판매에서 HE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4%p 증가한 11.6%를 기록했다.
2022년 1분기 6.3%던 HEV 판매 비중은 2022년 5~6%대를 기록하다 2023년 1분기 8.2%로 뛰었고, 이후 8~9%대를 넘나들다 2분기 처음 10%를 넘었다.
고수익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선전도 최대 실적에 힘을 보탰다. SUV 판매 비중(제네시스 제외)은 53.4%에서 54.8%로 늘었다.
제네시스의 SUV인 GV60, GV70, GV80을 더하면 SUV 판매 비중은 58.4%까지 커진다. 현대차가 올해 2분기 판 차량 10대 중 6대는 SUV란 얘기다.
예상보다 우호적인 환율, 원자재 가격 안정화 등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북미시장 판매는 31만대로 15.2% 늘었다. 하지만 현대차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할 경우 연비 규제나 전기차 보조금, 수입품 관세 정책 등에서 변화가 예상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