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문자’ 스미싱 피해 5년간 10배 증가
범칙금 문자 보내고 95억원 가로채
가짜 문자메시지를 보내 돈을 가로채는 스미싱 범죄 피해액이 최근 5년새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달희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최근 5년간 스미싱 범죄 발생은 3배, 경찰의 검거는 6.5배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의원이 경찰청으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스미싱 범죄 발생은 2020년 822건에서 2023년 1673건으로 2배 증가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2449건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에만 4000건 이상의 범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경찰이 검거한 스미싱 범죄자들은 2020년 43명에서 2024년 6월말 기준으로 288명으로 늘었다.
스미싱 범죄는 불특정 다수에게 설문조사나 이벤트 참여 등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 클릭을 유도한다. 피해자가 메시지의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자동설치돼 범죄자가 휴대전화 등 디지털기기를 장악한 채 개인정보를 빼낸 뒤 자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경조사나 범칙금·과태료 부과 통지 등의 내용의 문자를 보내, 관공서나 지인 등 신뢰할만한 발송자로 오인하게 만든다.
지난해 11월 강원도에서는 ‘부고장’ 문자메시지를 받아 악성코드를 설치한 9명에게서 2억7000만원이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22년 12월 ‘교통범칙금’ ‘쓰레기 무단 투기’ 등 공공기관으로 오인할만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220명으로부터 95억원을 가로챈 일당 227명이 검거된 바 있다.
범죄 발생이 급증하면서 피해액도 늘고 있다. 2020년 스미싱 범죄로 인한 피해액은 1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14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 6월까지 발생한 범죄는 전년과 비교해 50% 이상 증가한 상태라 피해액도 전년을 크게 뛰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의원은 “교묘해지는 신종 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찰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KISA) 등 유관 기관 간의 정책 및 기술적 협업을 통해 엄정히 대응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