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청소년 '배드민턴'으로 우정 쌓았다
중랑구 친선도시와 ‘스포츠 우호교류’
대표명소+주민 배움·휴식공간도 소개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으로 배드민턴을 했을 뿐인데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헬로 에브리원~ 괜찮으면 나중에 전화번호 알려주세요.”
파리에서 세계인의 축제인 제33회 여름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직전 동북아 3개국 청소년들이 운동을 매개로 우정을 다지며 도시간 가교 역할을 약속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지난 25일 막을 내린 ‘한·중·일 청소년 스포츠 우호교류’에서다.
30일 중랑구에 따르면 구는 국외 친선도시인 중국 베이징시 둥청구, 일본 도쿄도 메구로구와 지난 2017년부터 청소년 우호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첫해 둥청구에 파견한 대표단과 선수단 24명을 시작으로 이듬해 메구로구, 2019년 중랑구까지 3년에 걸친 우호교류 매개는 농구였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다음해까지는 교류가 취소됐고 2022년부터는 문화예술공연 영상교류 등으로 방향을 바꿨다.
올해는 상호 우호를 더욱 다지고 공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5년만에 대면 교류를 준비했다. 24일부터 이틀간 펼쳐진 청소년 교류 종목은 배드민턴이었다. 각 도시마다 중학교 2학년 학생 16명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대회는 중랑구에서 치러졌지만 준비는 3개 구가 함께 했다. 각 도시 실무단위에서 온라인 회의를 여러차례 열었고 메구로구는 지난 4월 대표단을 중랑구에 파견해 대회가 열릴 묵동 다목적체육관 등 현장을 둘러보고 준비 과정을 함께 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도시 두곳이 교류하는 일은 흔하지만 세 도시가 동시에 교류하고 소통하는 일은 매우 획기적”이라며 “청소년들에게 한·중·일 3개 나라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이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대회는 국가 대항전이 아니라 3개 도시 선수들이 무작위로 섞인 통합팀 단위로 치러졌다. 다른 도시 청소년끼리 남·녀 복식과 혼합복식 팀을 구성했고 24일부터 이틀간 예선과 결선을 치렀다. 청소년들은 기량을 겨루는 동시에 다른 도시 친구와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고 반겼다. 중랑구 대표 청소년은 “ 처음 보는 친구와 합을 맞추고 경기한 경험 자체가 성장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둥청구 대표 학생은 “같이 생활하고 여행하고 운동하면서 즐거웠다”며 “시합보다 서로를 위하고 서로에게 집중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수단과 함께 방문한 각국 대표단과 응원단 등은 배드민턴 경기를 관람한 데 이어 중랑구를 대표하는 주요 시설을 방문했다. 중랑구는 최근 문을 연 중랑양원미디어센터부터 학교와 지역사회 주민을 잇는 복합교육문화공간 방정환교육지원센터 등을 소개했다. 환경교육센터와 중랑스포츠클라이밍장 옹기테마공원 등에서 다양한 문화체험도 제공했다. 중랑구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공간이자 주민들에게 배움과 휴식을 주는 곳들이다.
지역사회도 도시간 교류에 한몫을 했다. 면목동에 위치한 서일대학교 응원단과 상봉동 신현중학교 댄스동아리가 개회식과 폐회식 축하공연을 맡았다. 사가정축제 용마대동제 용마폭포문화예술축제 등 각종 행사에서 주민들 눈길을 사로잡았던 동아리들이다.
내년 스포츠 우호교류는 둥청구에서 이어진다. 종목은 배드민턴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스포츠를 매개로 3개국 청소년들이 언어와 문화의 다름을 이해하고 미래세대 동반자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세 도시가 행정 교육 문화 관광 의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넓히며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