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산제련소, K-산업 미래 뒷받침
세계 첫 아연-연-동 통합공정
공정효율 최대, 환경영향 최소
창립 50주년을 맞는 고려아연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비철금속시장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어왔다. 공급망 불안정으로 원자재 값이 널뛰는 와중에도 비철금속만큼은 고려아연이 수입하는 원료값이나 판매가격이 거래기준이 된다.
자원빈국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고려아연이 유럽과 일본기업을 상대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해온 과정은 세계 최대 아연 생산기지인 온산제련소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온산제련소는 한국 비철금속 산업의 심장으로서 철강 건설 자동차 조선 등 K-산업 전반의 미래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연·연 생산 세계 1위 = 30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온산제련소는 ‘최초’와 ‘최고’를 거듭해왔다. 고려아연은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이 한창이던 1978년 온산공업단지내 최초로 온산제련소에서 첫 아연괴를 생산했다.
1970년 17.7%에 불과하던 국내 아연 자립도는 온산제련소가 본격 가동한 1980년 114.6%으로 대폭 상승했다. 아연괴 외에도 부산물로 생산되는 황산과 카드뮴은 전자제품, 원자로공업 등 관련 산업에 큰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고려아연은 아연 자립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높였다. 1993년 독자적인 연 제련기술 ‘DRS공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캐나다 중국이 연이어 실패했던 고난도 기술로, 에너지 절감과 공해방지 효과가 우수하다.
온산제련소는 2015년 3공장 준공으로 연 생산능력도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동시에 단일 공장 최초로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갖추고 완성도를 제고했다.
고려아연의 연간 기초금속 생산량은 2023년 기준 아연 64만여톤, 연 41만3000여톤, 동 3만1000여톤이다. 귀금속과 희소금속 등을 포함한 총 생산 금속은 18종에 달한다.
◆비철금속은 고려아연 가격이 글로벌 가격 = 고려아연은 가격부문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 왔다. 아시아에서 철광석이나 유연탄은 일본이나 중국업체 기준으로 가격이 형성되지만 비철금속만큼은 고려아연이 수입하는 원료값이나 판매 제품가격을 기준으로 거래된다.
고려아연은 기존 제련사업에 더해 트로이카 드라이브(2차전지 소재-신재생에너지 및 수소-자원순환) 사업을 강화해 2033년까지 연 25조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중 제련사업 매출목표는 13조원이다.
제련사업 부문에서는 공정합리화를 통한 생산효율 극대화로 제련수수료 하락과 전기요금 인상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올인원 니켈제련소가 준공되는 2026년부터 아연 연 동 니켈 등 4대 비철금속의 회수율을 극대화하는 통합공정 추진방안도 밝혔다.
제련 사업부문의 미래 먹거리로는 전기동과 반도체 황산을 제시했다. 타사 대비 주원료비가 30% 이상 낮은 고순도 전기동 생산을 2028년까지 연간 15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