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다망’ 김건희 여사…제2부속실 가시화
‘간접 대국민사과’ 이어 참전용사에 ‘감사 손편지’
추가 의혹 계속 누적 … “제2부속실 긍정검토”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으로서의 공적 활동과 자신이 연루된 의혹 대응을 겸하느라 분주하다. 그럼에도 사법리스크가 계속 쌓이면서 대통령실도 제2부속실 설치를 더 미루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30일 “(제2부속실을 설치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설치 검토를 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오래 지났다”며 “이제는 답을 해야 할 때”라고도 했다. 다른 관계자도 “제2부속실 설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착수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여부를 고민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초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며 취임 후 제2부속실을 폐지했다. 그러나 김 여사 관련 리스크가 누적되면서 올해 초 신년 방송대담에서 ‘국민 대다수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를 위한 직제개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실장으로는 윤 대통령 대선캠프 멤버인 장순칠 시민사회수석실 시민사회2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다.
제2부속실 설치를 놓고 정체돼 있던 기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총선 후 공적·사적 영역에서 계속되는 김 여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쌓여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김 여사는 29일 국가보훈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중인 6.25전쟁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에게 손편지를 전했다. 참전용사 및 유가족 만찬행사에서 김 여사가 직접 손글씨로 쓴 편지 이미지를 스크린에 띄우고, 강정애 장관이 편지를 대독했다.
김 여사는 편지를 통해 “70여년 전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졌을 때 여러분은 먼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고, 유엔의 깃발 아래 하나 돼 싸워 주셨다”며 “그 위대한 용기와 고귀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냈다”고 썼다. 이어 “대한민국은 참전용사분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고, 뒤에서 묵묵히 헌신한 가족분들의 노고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25일에는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변호인을 통해 대국민사과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인 행정관으로 김 여사의 법률대리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25일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서 “(김 여사가) 지금까지 국민들한테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신 적이 없는데 (지난 20일) 검찰 수사를 받기 전 ‘심려를 끼쳐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여사에 대한 의구심과 비판여론은 좀체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간접사과’에 대한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가방을 추가로 선물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았다는 지적이 새롭게 제기됐다. 국회에서는 김 여사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오빠’로 호칭한다는 제보를 입수했다는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