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외압’ 의혹 커진 경찰청장 인사청문회
조지호 “(조 경무관)인사 조치 검토” … 배우자 위장전입 “잘못” 인정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거셌다.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수사외압 의혹이 제기된 조병노 경무관(수원남부경찰서장)에 대해 인사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 비례)이 “(조 경무관에 대해) 인사조치를 하겠느냐”고 묻자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10월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 경무관이 서울 영등포경찰서 백해룡 형사과장(경정)에게 보도자료에서 관세청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는 등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영등포서는 해외 마약조직원들과 세관 직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중이었다.
조 경무관은 지휘라인에 포함돼 있지 않았는데도 수사팀에 접근해 물의를 빚었다.
경찰청은 조 경무관을 감찰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중앙징계위는 조 경무관에게 불문 처분을 했다. 최근 5년간 중앙징계위에 회부된 고위 경찰 33명 중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불문 처분은 조 경무관이 유일했다.
반면 최근 서울경찰청은 하반기 인사에서 백 경정을 지구대장으로 전보하고 경고 통지를 했다. 외압 당사자는 징계 처분을 받지 않고, 수사 책임자가 좌천돼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조 후보자는 “(해당 사건은) 서울경찰청 집중수사사건이라 주요 내용은 보고 의무가 있는데 (백 경정이) 여러 차례 공보 규칙을 위반했다”며 “보복성 인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징계 내용과 상관 없이 상급 간부 전화를 받으면 사실 확인 전화로 이해되느냐, 아니면 무언의 압력으로 받아들일 것 같느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후자에 가까울 것 같다”고 답했다.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을)은 “일부 언론에서 외압과 관련해 용산(대통령실)이 관여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외압을 제기했던 과장이 좌천성 인사를 받아, 제2의 채 해병 사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북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이 수사심의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조 후보자는 “수사기관은 수사 과정에 함몰될 우려가 있어 심의위를 거쳐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심의위를) 폐지·축소하는 것보다는 제도 취지를 살리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배우자의 ‘위장 전입’과 관련해 “잘못한 게 맞다”며 “잘 살펴보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장남의 의경 복무 과정, 차남의 오피스텔 구입자금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2018년 미국 공무 출장 중 장남의 대학 졸업식 참석에 대해서 “출장 일정 중 큰 아이 졸업식이 있어 휴식시간을 이용해 렌터카로 일요일에 혼자 다녀왔다”고 해명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