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에 새 기술 접목하니 주민생활 편해졌다

2024-08-01 13:00:02 게재

횡단보도>쉼터>빗물받이>흡연부스

약자 포용지수 1위 · 행복지수 ‘껑충’

“걷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평소에는 이렇지 않은데….” “똑바로 걸으려고 너무 긴장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잘 걷는 편이세요.”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성동구청 3층 대강당. 구청 인근 하왕십리동에 사는 김현태(67)씨가 직선으로 펼쳐진 6m 보행로를 걷고는 한마디 한다. 보행로를 왕복으로 걷는 내내 정면에 설치된 카메라가 작동한다. 인공지능으로 걷는 폭과 속도, 팔 각도와 상체 굽음, 비대칭 보행 여부까지 측정·분석하는 기기다. 1분 안팎을 투자하면 키 나이 성별을 고려한 계산 결과를 내놓는다. 노인성 보행질환이나 파킨슨 증세 등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 구는 지난달 ‘건강+돌봄 일번지 성동’ 박람회를 열고 인공지능 보행분석기를 비롯해 건강과 돌봄을 챙기는 첨단기술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정원오 구청장이 ‘건강+돌봄 일번지 성동’ 박람회에서 가상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안전지킴 꿈의 자전거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 성동구 제공

1일 성동구에 따르면 구는 민선 8기까지 ‘스마트 포용도시’를 완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민선 6기부터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행정을 통해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고 지속가능한 도시’ 즉 포용도시 정책을 추진해 왔고 민선 7기부터는 첨단기술을 더하고 있다. 민선 8기 들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정원오 구청장은 “스마트 포용도시는 새로운 기술로 주민을 편하게 한다는 의미”라며 “횡단보도부터 시작해 쉼터 빗물받이 흡연부스까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고 설명했다.

교통약자 등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폭염과 추위 미세먼지까지 피할 수 있도록 한 ‘성동형 스마트 쉼터’는 특히 호응이 크다. 코로나19 시기에 첫 선을 보인 만큼 감염병 대응능력을 갖췄고 통합관제센터와 연동해 안전까지 챙긴다. 성동 전역에 55개까지 확대했는데 1주일에 8만여명이 이용한다. 대부분 지자체로 확산된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똑똑한 횡단보도는 차량번호 자동 인식, 보행신호 음성안내, 바닥 신호 등 8개 기술이 접목돼 있다. 지금은 신호등 색이 바뀔 때마다 보행 정지선도 색을 바꾸는 형태로 일반화됐다. 집중 조명등이 설치돼 있어 밤길에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 쉼터와 횡단보도는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부문 혁신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는 여기서 한발 나가 차량과 보행자가 뒤엉키는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인근에 ‘스마트 안심우회전시설’을 설치했다. 인공지능으로 차량 보행자 등을 실시간 감지해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그림문자(픽토그램)를 표출하는 방식이다.

평소에는 하수도 악취와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차단하다가 비가 내리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빗물받이’, 음압설비를 갖춰 담배연기가 밖으로 새나오지 않는 ‘스마트 흡연부스’도 나날이 진화하는 행정의 표본이 됐다. 서울시 사회지표 조사인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지수가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다. 주민 행복지수는 2013년 24위에서 10년만에 2위로 뛰어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주민 불편을 살피고 더 나은 주민 삶을 위해 노력한 결과 모두가 행복을 누리는 활력 있는 도시로 거듭났다”며 “생활밀착형 행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성동구의 더 나은 미래를 일구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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