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았던 제2부속실 재설치, 전례대로 ‘관리형’ 무게
김 여사 보좌인력·규모 유지 전망 “방탄용 어불성설”
“김정숙 여사는 부속실 없었나” 일각선 회의론 여전
김건희 여사의 일정과 메시지를 담당할 대통령실 제2부속실 재설치가 임박했다.
지난 정부의 전례대로 4~5명 규모의 ‘관리형’ 조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에서는 늦은 감이 있지만 김 여사에 대한 반감여론, 또 최근까지 나타났던 대통령실과 김 여사 측의 메시지 혼선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제2부속실를 설치하는 게 오히려 야당의 공세기회만 늘려주는 격 아니냐는 회의론도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1일 “제2부속실은 역대 정부의 전례를 참고해 현재 규모와 역할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재설치) 시기는 그리 오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제2부속실이 생긴다는 것은 영부인의 예산과 일정이 국회의 감시 하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며 “책임자 격인 실장이 생기는 점을 빼면 구성이나 실무적인 면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통령실은 부속실 인원 중 4~5명이 김 여사를 보좌해 일정·메시지를 기획·관리하고 있다. 과거 정부 제2부속실 규모와 같은 수준이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제2부속실 재설치를 위한) 직제 개정에 착수했다”며 “연초에 대통령도 대담을 통해서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고 국민이 원한다면 국민의 뜻을 수용을 해서 제2부속실을 설치하겠다, 직제 개편을 통해서 부속실을 설치하겠다고 최종 결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2부속실장에는 장순칠 시민사회수석실 시민사회2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대선 당시 캠프 원년멤버로 ‘관리형’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31일 YTN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장 비서관에 대해 “문제를 최소화하고 관리하는 리더십이 뛰어난 사람”이라며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대응하고 수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잘 대응하겠다는 기대를 품게 된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는 제2부속실 재설치가 추진이 늦었지만 옳은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 제2부속실 철폐 공약에 반대의견을 냈던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실과 김 여사 측이 명품가방 논란 등 현안을 놓고 보여준 혼선을 보면 제2부속실 설치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최소한 변호인을 통해 나올 코멘트와 대통령실의 입장 사이에서 사전조율은 보다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봤다.
다른 관계자는 야당이 제2부속실을 ‘방탄용’으로 규정한 데 대해 “방탄이 사법리스크 대응을 이야기하는 거라면 법률비서관실에서 하면 될 일”이라며 “김 여사가 더 공개되고 투명한 시스템에 놓이게 되는데 방탄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허울뿐인 제2부속실 설치는 김건희 여사 의혹 방탄용 벙커에 불과하다”며 “지금 영부인에 얽힌 의혹들을 허울뿐인 제2부속실 설치로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제2부속실에 대한 우려와 회의론도 여전하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김정숙 여사의 옷값 의혹, 인도 단독 순방 의혹이 제2부속실이 없어서 생긴 일이 아니지 않으냐”며 “영부인의 일상에 공사를 나누기 어려운 영역이 많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역대 정부에서 제2부속실이 이렇게 집중조명을 받은 적이 없었다”며 “이미 김건희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집중겨냥하고 있는 야당에 먹잇감만 제공하는 셈이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