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들 식품나눔 앞장
양천구 푸드뱅크 드라이브
1년간 7900만원어치 기부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나눔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쁩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상자를 설치했는데 많은 주민들이 식품을 넣는 걸 보면서 뿌듯하고 뭉클했습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단지 주민과 경비원 이야기다. 양천구가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식료품 나눔을 전개해 효과를 얻고 있다. 양천구는 지난 1년간 7900만원 상당에 달하는 식품 등을 저소득가정에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양천구에 따르면 2만6000여 가구가 밀집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연쇄 나눔을 이어간 것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 있는 사례다. ‘푸드뱅크 드라이브’라 이름붙인 연쇄 나눔은 아파트단지 내에 기부상자를 설치한 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주민들이 내놓은 물품은 푸드뱅크마켓센터에서 분류하고 검수해 저소득가정이나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에 전달한다.
지난해 7월 목동아파트 9단지에서 처음 시작했는데 1주일간 1000여 세대가 참여해 900여개에 달하는 식품 등을 기부했다. 성공적으로 물꼬를 튼 뒤 사업은 곧 목동아파트 12개 단지로 확산됐고 1년간 2만5194개 품목이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7900만원 상당이다.
양천구는 1주년을 맞아 양천사랑복지재단 푸드뱅크마켓센터와 함께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기부에 참여하고 싶은 주민은 상자에 희망하는 품목을 담으면 된다. 다만 통조림 캔음료 라면 쌀 등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식품과 세제 치약 비누 등 생활용품만 가능하다. 고기나 냉동식품,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 등은 제한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 식품기부에 기꺼이 참여해 나눔문화의 지평을 열어줘 감사하다”며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문화가 확산되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