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물류센터 1천만평, 공급과잉
평균 공실률 16.9% 전년 대비 6.6%p 증가
상온보다 저온시설 공실률 높아
수도권 물류센터가 1000만평(3300만㎡)을 넘어서면서 공급과잉 상태에 빠졌다. 평균 공실률도 높아져 물류센터 부도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2일 상업용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상반기에 수도권 물류센터 18만4525㎡(약 61만평)가 신규 공급되면서 누적 공급량이 3365만㎡(약 1018만평)을 기록했다. 수도권 물류센터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6.3%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실률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 평균 공실률은 16.9%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6.6%p 상승했다. 저온 평균 공실률은 41.2%로 5.7%p 올랐다.
알스퀘어는 2022년부터 물류센터 공급이 대규모로 늘어나면서 그 여파로 공실률 상승 압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천 시흥 안산 등 서부권의 경우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20.2%, 저온시설은 66.9%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각각 8.1%p, 12.4%p 증가했다.
물류센터 공실률은 특히 저온시설에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저온 시설을 상대적으로 공실률이 낮은 상온시설로 전환하는 추세도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경기 안양시 소재 관양물류센터와 화성시 진우월드 물류센터 등은 저온 물류센터를 상온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준공한 부천IC물류센터도 상층부 3개 층을 구조변경 없이 저온 설비를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임대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임대료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 임대료는 3.3㎡ 당 3만3106원, 저온 물류센터는 6만1951원이다. 각각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646원, 840원 상승에 그쳤다.
물류센터 운영수익이 오르지 않자 투자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액은 총 2조9000억원이다. 면적으로는 142만4793㎡(43만1000여평)이 거래됐다. 거래액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70% 증가했지만 이중 절반 이상(1조6000억원)이 선매입 약정에 따른 소유전 이전 사례로 나타났다. 이를 제외한 실물 자산 거래액은 직전 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물류센터 공급의 급격한 증가는 투자환경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임차인 유치 경쟁이 심화했고 공사비 증가로 인한 준공 지연,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컨설팅팀 이사는 “수도권 물류센터 수요는 분명히 있지만 공급이 과해 공실률 상방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신규 공급은 하락세로 장기적으로는 수급 안정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