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들 묵을 숙소 찾아라
경주, APEC 정상회의 대비
경북도·외교부도 조사 나서
“세계 최고 정상을 위한 PRS(Presidential Royal Suite)급 숙소를 찾아라”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경북도와 경주시에 비상이 걸렸다. 32차 APEC 정상회의를 1년여 앞둔 경주에 일반 숙소는 충분하지만 PRS급 숙소가 부족하다는 실무자들의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경북도와 외교부의 실무사전실사단은 경주를 방문해 APEC 정상회의 개최 회의장 및 숙박시설, 오·만찬장 등 주요시설을 점검한 결과 “당장 행사를 개최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다른 시설들은 잘 갖춰줘 있으나 세계 최고 정상들이 머물 최고급 숙소는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PEC 회원국은 21개국. 이들 회원국의 정상만 참석해도 당장 21개의 최고급 숙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각급 정상을 비롯 각료와 기업인 ‘VVIP’급 손님들도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최상위급 숙소에 대한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의 주행사가 열리는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화백컨벤션센터 기준 3㎞이내에는 호텔 리조트 등 12곳에 3497개의 객실이 확보돼 있다. 그러나 각국 정상급 이상 ‘VVIP’들에게 배정할 숙소는 17개에 불과하다. 범위를 넓혀 경주시내 40분 이내 거리에는 숙박시설 15곳에 1305개의 객실이 있으나 PRS급은 4개 뿐이다. 현재 경주시가 확보할 수 있는 PRS급 숙소는 21개인 셈이다.
이에 경북도와 경주시는 추가 재조사를 통해 PRS급 숙소 확보에 나섰다. 당장 새로 지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기존 대기업 회장 소유 리조트나 별장 등을 물색하거나 스위트룸 등을 정상급 인사들이 묵을 수 있도록 개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일부 리조트에 대기업 회장 소유로 PRS급에 버금가는 숙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업측은 물론 외교부 등과 협의해 정상급 숙소로 활용하는 대안을 찾고 있다”며 “숙박시설 개보수 지원을 위한 근거 조례를 제정해 기존 객실을 개조해 정상급 숙소문제를 해결할 대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경주보문관광단지 안에 정상급이 머물 숙소 가운데 코모도호텔의 프리지던트 박(1114호) 객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곳으로 APEC정상의 숙소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주 개최장소인 보문관광단지를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로 지정해 경주를 대한민국 관광의 발상지로 만든 주인공이다. L호텔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방도 PRS급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경북도는 오는 9월 행안부로부터 조직승인을 받아 APEC 정상회의 준비지원단을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