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침체 공포 vs 일시적 부진
실물경제·연준 금리인하 수준 주요 관심사로 부상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7월 제조업 지수와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하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됐다.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실기론까지 나오며, 8월 긴급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경기침체 진입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단 1개의 지표로 경기침체 진입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으며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연준 인사들도 공격적 금리인하에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향후 실물경제 발표와 연준의 금리인하 수준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7월 공급관리협회(ISM)제조업 지수 쇼크에 이은 예상보다 급격히 냉각된 7월 고용지표가 경기침체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침체 직전이나 초입에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얼마나 크게 나빠질 것인가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최근 1~2개월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지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연착륙 시나리오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실업률이 4.3%로 상승하면서 경기침체 판단 지표로 알려진 ‘샴의 법칙’(Sahm Rule)이 약 3년여 만에 발동되면서 시장 불안은 더 커졌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ISM 고용 항목의 쇼크는 향후 미국 고용시장이 우리의 예상보다 크게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또 현재 미국 가계의 신용카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미국 부동산 시장 역시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신용 위험도 상승하는 등 고금리 후 폭풍의 영향으로 신용 지표들의 위험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변 연구원은 “향후 미국 경제를 비롯해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이 아닌 더 악화된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경기 전망도 그에 따라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저가 매수 전략보다는 여전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 경기는 침체 진입보다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 부진, 불황) 국면을 통과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침체수준은 아니다”라며 “소비 사이클과 투자 사이클이 아직 양호한 가운데 심각한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