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규제개선 체감 위해 국회 나서야”

2024-08-07 13:00:01 게재

화학물질 수입 심사 간소화

LPG차 셀프충전 허용 등

#A사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우산의 국내판매를 추진했으나 관련 안전기준은 우산 원단을 2.53㎝당 8땀 이상 바느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 판매가 불가했다. A사는 바느질 관련 의무가 안전보다 품질과 관련된 사항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불합리한 규정을 개정해 줄 것을 건의했고, 정부에서 2개월 만에 우산 및 양산의 봉제상태 규정을 관련 안전기준에서 삭제해 기업애로가 해소될 수 있었다.

#연구개발특구 녹지지역에 입주한 B사는 연구시설 증축 계획을 세웠지만 최대 건폐율(30%)과 용적률(150%)제한으로 증축이 불가했다. 결국 B사는 공간 확보를 위해 함께 있던 제조시설을 이원화해 타 지역으로 이전했다.

이로 인해 매년 운송관리비가 6억원 이상 추가로 발생했다. 지역상공업계에서도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건폐율 및 용적률 상향을 건의했지만 오랫동안 규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5월 연구개발특구에서 지자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는 건폐율과 용적률 최대한도를 각각 40%와 200%로 확대해 연구개발특구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7일 정부에 건의한 올해 상반기에 규제개선이 완료된 사례를 소개했다. △우산·양산에 대한 봉제상태 규정 개선 △연구개발특구 녹지지역 내 시설 증축을 제한하는 건폐율과 용적률 한도 상향 △산단 입주가능 업종 추가로 1.7조원 규모의 신규투자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수용된 105건 과제를 분석한 결과, 79건은 해당 법령이 개정되거나 대안을 마련하는 등 해결완료됐고, 나머지 26건은 법령개정을 위한 개선조치가 진행중이었다. 개선조치중인 26건의 과제 중 53.8%(14건)는 해결완료를 위해 국회의 입법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의는 법 개정이 필요한 대표적인 과제로 ‘소량 연구개발용 화학물질 제조·수입시 사전 심사부담 완화’를 제시했다.

현행 법령상 유해성 화학물질을 제조·수입할 때에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작성해야 하고, 고용노동부 사전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해 화학물질 명칭과 함유량 등 영업비밀을 비공개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용 화학물질은 소량씩 사용한 뒤 폐기해 위험성이 적고 다양한 샘플을 빠르게 공급해야 하는데도 약 20일이 별도 소요되는 사전 비공개승인을 받아야 해 연구개발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으니 비공개승인 절차를 면제해달라는 것이다.

해당 건의과제는 고용노동부에서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폐기되며 아직까지 규제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LPG 자동차의 셀프충전 허용, 영화 상영전후 광고에 대한 등급분류 심사 면제 건의 등과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품시장규제지수(PMR) 평가결과 우리나라 종합순위가 역대 최고(20위)를 기록하는 등 정부의 규제정비 시스템이 빠르게 개선되는 만큼 국회의 입법지원을 통한 규제개선도 속도감이 더해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정부에서 21대 국회에 제출한 규제혁신법안 223건 중 폐기된 법안이 100여건에 달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규제·투자애로접수센터에서 건의한 과제에 대해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입법지원에 나서 조속히 규제개선이 완료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규제·투자애로접수센터도 지속적으로 처리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접수센터의 과제발굴 기능도 확대하는 등 기업 현장애로 해소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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