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대치 속 ‘두 번째 영수회담’ 성사될까
이재명 “만나고 싶다” … 용산 “경선 후 논의가 순서”
“마지막 협치 기회” … “이재명 쇼에 놀아나” 반대도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내며 하반기 정국구상에 들어간 가운데 차기 야당 대표와의 두 번째 영수회담이 열릴지 관심이다. 극한대치로 국정이 마비된 만큼 협치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지적과 첫 회동 때의 ‘실패’를 반복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갈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윤 대통령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한 데 대해 “당대표 경선 끝나고 논의하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 4월 첫 번째 회담 후 윤 대통령이 초청에 감사한 이 대표에게 ‘자주 보자’고 화답한 바 있지 않으냐”며 추가 회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대표 후보는 앞서 6일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군가’라는 사회자의 공통 질문에 “전에도 잠깐 뵙긴 했지만, 절박한 과제가 있어서 꼭 만나 뵙고 싶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금 상황이 너무 엄혹하고, 특히 경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이를 어떻게 타개할지, 꽉 막힌 대결 정국을 어떻게 해결할지 만나서 진지하게 말씀을 나누고 싶다”면서 “국민의 삶이 너무 어렵고, 특히 어제 주식시장 폭락을 포함해 경제와 산업이 너무 걱정돼 (윤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2차 영수회담에 대한 대통령실 안팎의 반응은 엇갈린다.
찬성 쪽은 여야가 서로에게 맞물려 마비된 국정을 풀어야 하고, 새 지도체제 출범은 협치의 좋은 명분이 된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청와대 및 윤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중견급 여권인사는 “극한 대립으로 국민 피로도가 쌓일 대로 쌓이고 여야 모두 출구를 못 찾는 상황”이라며 “당연히 만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관계자는 “입법독주에도 불구 번번이 거부권에 막히고 있는 야당도, 야당 압박과 잦은 거부권 행사로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대통령 모두 답답하긴 마찬가지”이라며 “탑다운 방식으로 정치적인 타협을 봐야 할 때”라고 짚었다. 이어 “결국 국정운영의 책임은 정부여당”이라며 “윤 대통령은 민주당 전대를 협치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만남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했다.
1차 회동의 학습효과를 들어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대통령실 근무 경력이 있는 여권 관계자는 “지난 회동 때 이재명의 쇼에 완전히 놀아나지 않았느냐”며 “격에도 맞지 않은 만남을, 받을 것 하나 없이 덜컥 수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이 진정성이 있다면 여야정협의체에서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