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 4명 압축
심우정·임관혁·신자용·이진동 추천 … 윤 대통령과 인연
‘김 여사 수사 갈등’ ‘검사 탄핵’ … 누가 돼도 ‘가시밭길’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정상명 전 검찰총장)는 전날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차기 검찰총장 후보 4명을 추천했다.
추천위는 “심사대상자들의 경력, 공직 재직 기간의 성과와 능력, 인품, 리더십,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에 대한 의지 등에 관해 심도 있는 심사를 거쳤다”며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모습을 실현할 후보자 4명을 선정해 장관에게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날 추천위가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린 4명은 모두 윤 대통령과 근무한 인연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히는 심 차관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검찰과장·기획조정실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윤 대통령과는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과 형사1부장으로 함께 근무한 바 있다. 심 차관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던 2020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추진하자 이에 반대해 결재라인에서 배제됐는데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 차관은 대검 차장으로 근무하다 올해 1월 법무차관으로 임명돼 공석이었던 장관 직무를 잠시 대행하기도 했다. 심 차관의 부친은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다.
임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2부장을 거친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충남 논산 출신으로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이명박정부 자원비리 의혹 사건, STX그룹 분식회계 및 로비 의혹 사건,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 등 굵직한 권력·기업 비리를 수사했다. 임 고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 단장을 맡겼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정부에서 좌천됐던 임 고검장은 2022년 윤석열정부 첫 검찰인사에서 서울동부지검장을 맡으며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 5월 인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차장검사는 전남 장흥 출신으로 검찰 내 기획과 특수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16년 중앙지검 형사4부장 재직 당시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윤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근무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2017년엔 한동훈 당시 3차장 검사 밑에서 특수1부장으로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세월호 참사 보고시간 조작 의혹 사건 등을 수사했다. 이후 2018년 법무부 검찰과장, 2019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신 차장은 특히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때 총괄팀장을 맡기도 했다. 한 장관 취임 후에는 검사장으로 승진해 검찰국장으로 일했다.
이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 대검 중수부, 수원지검 2차장 검사 등을 지낸 ‘특수통’이다. 윤 대통령과는 2011년 대검 중수부 시절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 수사를 함께 하며 손발을 맞춘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7년에는 형사3부장으로 근무했다.
2022년 검사장 승진 후에는 대전지검장으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보강 수사를 지휘해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을 기소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서부지검장을 거쳐 지난 5월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구고검장을 맡았다.
추천위에서 검찰총장 후보자를 추천하면 법무부 장관은 추천 내용을 존중해 후보자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대통령이 결격사유가 없는지를 검토한 뒤 제청자를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하게 된다. 박 장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최종 후보자 1명을 윤 대통령에 제청할 계획이다. 이원석 현 검찰총장 임기는 다음달 15일까지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