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대립하려는 대통령 태도 바꿔야 정치 복원 가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취임 100일 간담회
“야당 국정 파트너로 인정, 국민 생각 들어야 위기극복”
“한동훈 대표, 해병대원 특검법 조속히 발의하길 바라”
“개헌·기후·인구특위 구성 … 연금개혁 논의 서둘러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8일 “정치가 실종되고 대결과 대립이 격화되었다고 우려하는데 대통령의 리더십이 정치가 실종되게 만든 근본원인”이라며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생각이 다른 국민의 얘기도 경청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영수회담을 통해 대통령이 당면한 국가적 현안과 과제를 진단하며 야당과 힘을 합쳐 위기극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병대원 특검법과 관련해 “민주당은 곧 특검법을 다시 발의할 것”이라며 “한동훈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안을 내놓고 토론과 협상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의 여야 갈등은 정부여당이 총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정사상 최초 제1야당의 단독 과반의석이라는 총선 결과와 130만이 넘는 탄핵청원에 담긴 국민의 경고를 분명히 받았음에도 일방통행, 고집불통,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정치가 실종되게 만든 근본원인”이라며 “민주화 이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다 합쳐도 16번인데, 방송4법과 노란봉투법, 민생회복지원금법까지 거부하면 21번의 거부권을 행사하고, 조금 있으면 이승만의 43번을 넘길 태세”라고 지적했다. 다수결을 통해 정상적인 절차대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을 대통령이 번번히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했다.
여당의 태도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여당이라도 대통령의 무분별한 거부권 남용을 제어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권력 눈치만 보면서, 용산의 심기경호만 하고 있다”면서 “민생법안이건 개혁법안이건 대통령이 불편해하는 건 무조건 거부하고 반대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니 타협이니 협치니 하는 것들이 가능이나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여당의 태도 변화가 막힌 정국 해법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중대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결단하고 의지를 보여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경제위기,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주고 민주당과 야당이 의결한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이를 수용하든가, 아니면 더 나은 대안을 내놓는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상병 특검법에 관한 재추진 의사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통령이 21대에서 한 번, 22대 국회에서 한 번, 모두 두 차례 해병대원 특검법을 거부했다. 대통령 취임사에서 스스로 밝힌 공정과 상식을 지킬 기회를 모두 걷어찬 것”이라며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고 수사 외압의 실체를 밝히자는 걸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거부하고 있고, 보수정당이라는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으니 국민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곧 다시 발의할 것”이라며 “세 번째 특검법에는 그동안 드러난 범죄혐의들도 수사대상에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안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동훈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안은 내놓지 않으면서 민주당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예 특검을 안 하겠다는 말이고, 한동훈 대표가 전당대회때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자백과도 같다”면서 “입만 열면 민주당 탓하면서 변죽만 울리지 말고 한동훈 대표가 생각하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조속히 발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과 운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회의장께서 제안하신 개헌특위에 더해 기후특위와 인구특위를 추가로 구성하자고 제가 제안한 바 있는데, 여당이 정쟁할 생각 말고 동참하길 촉구한다”면서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의 반대로 무산된 연금개혁도 22대 국회에서 매듭지을 수 있도록 논의를 서두르자”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