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외국 형사사건 무마약속 금품 수수”
미 검찰 “100만달러 받아”
“숨기려 가짜계약서까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미국 정부에 로비해 외국 형사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면서 금품을 수수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공개됐다.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특검에 따르면 헌터는 부친이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루마니아 출신 사업가 가브리엘 포포비치우와 계약을 맺었다. 당시 포포비치우는 루마니아에서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받고 있었다. 포포비치우는 미국 정부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도록 루마니아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해달라면서 300만 달러(약 41억3천만 원)를 헌터와 그의 사업파트너들과 계약을 맺었고, 그 중 3분의 1을 헌터에게 전달했다.
헌터는 로비 사실이 드러나면 부친이 정치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루마니아에 위치한 부동산을 관리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내용의 가짜 계약서까지 작성했다는 것이 웨이스 특검 측의 수사 결과다. 특검 측은 “포포비치우가 헌터에게 돈을 지불한 실제 이유는 미국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 루마니아 정부의 형사 수사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헌터를 외국 대리인 등록법 위반으로는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헌터와 그의 사업 파트너가 정부 관리들과 접촉했다는 증거를 제시할 계획이지만, 아버지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파급효과를 피하기 위해 이를 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검찰은 또한 우크라이나 가스회사 부리스마와 중국 에너지 대기업 ‘CEFC’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된 증거를 제시할 의도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것은 아무 대가 없이 받은 돈이라고 말했다. 헌터가 “이 기관들로부터 받은 수백만 달러에 대한 대가로 거의 일을 하지 않았다”라고 검찰은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헌터의 변호인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헌터는 사업에 부친인 바이든 대통령을 이용한 적이 결코 없다면서 “공화당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포비치우는 지난 2017년 루마니아에서 부동산 사기 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지난해 루마니아 법원이 이를 취소했다. 포포비치우는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연결된 미국인들을 다수 고용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당시 헌터와 함께 계약했던 동업자도 조만간 법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을 증언할 예정이다.
장병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