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지자체 핵심정책 | 서울 광진구 '전통시장 활성화'
8개 시장마다 특색있는 축제로 주민 공략
매출 뛰고 유모차부대·청년층 재방문
어린이 경제교육·지역사회 화합 효과
신선식품과 먹거리 등 136개 점포로 구성된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 류정래 시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 6월 개최했던 축제 이야기를 들려주며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주차장에 11개 판매대를 설치하고 판을 벌였는데 지난해에는 120만~150만원, 올해는 250만~300만원씩 수익을 올렸다”며 “좌석이 부족해 개별 점포로 들어간 고객, 장을 보고 돌아간 고객까지 하면 그 영향은 훨씬 크다”고 말했다. 류 이사장은 “하반기에도 한번 더 하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9일 광진구에 따르면 구는 민선 8기 들어 전통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상인회와 손잡고 제각각 특색 있는 축제를 열도록 응원한 결과 새로운 고객층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고 매출이 70%까지 상승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자체마다 골목 상권 핵심이 전통시장이라고 하지만 광진구는 남다르다. 골목형을 비롯한 전통시장 수는 15개로 중구 50개, 종로구 30개, 관악구 22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전체 상권 중 골목상권이 6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전통시장 상권은 18%나 된다. 김 구청장은 “대규모 상업시설이 입점하지 않아 전통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을 시장마다 먹거리와 음악회 상품권 등을 결합한 축제를 열었다. 구에서 축제 예산을 지원하고 각 점포에서도 자발적으로 5~10% 할인을 더했다. 일정금액어치 이상 구입하면 어느 곳은 맥주, 다른 시장은 막걸리 한두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교환권을 지급했다. 중곡제일시장만 해도 축제 이후 유모차 부대가 20% 이상 늘어날 정도로 ‘대박’이 났다.
올해는 아예 3월부터 상인들과 함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축제 간담회’를 열고 문화축제를 준비해왔다. 수차례 만남을 통해 상인들 의견을 수렴하는 건 물론 인근 대학과 문화원 등 지역 자원을 적극 연계했다. 주민참여 노래자랑, 상인 요리대회, 팔도 막걸리 시음행사, 즉석복권 행사 등 8개 시장마다 다양한 기획을 내놨다. 자체 예산을 보태 축제를 연간 2~4회로 늘린 곳도 있다. 김 구청장은 “무대공연보다 전통시장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먹거리와 문화공연을 안주 삼아 즐기고 그 김에 장을 보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시장 활성화 이상의 성과도 있다. 류정래 이사장은 “처음 만난 주민들이 옆 좌석 손님과 인사를 나누고 서로 안주를 사는가 하면 다시 방문한 고객들은 상인들과 인사를 나눈다”며 “주민들이 교류하고 지역이 화합하는 장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곡동 면곡시장 인근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축제기간 장보기를 통해 경제교육을 했다.
광진구는 중소벤처기업부 ‘시장경영패키지 지원’, 서울시 ‘전통시장 간편식’ 등 외부 공모사업에 적극 응모하는 한편 공공배달앱 ‘광진땡겨요’와 연계해 시장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시장에 투입하는 보조금을 상인과 주민을 위해 쓰는 방안을 찾았다”며 “전통시장이 더욱 발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