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복판에서 원시 숲 만끽
영등포구 이끼정원 개장
오래된 생태연못 재단장
서울 영등포구가 도심 복판에서 흡사 원시림같은 숲을 만끽할 수 있도록 꾸몄다. 영등포구는 당산동 구청 맞은편에 위치한 당산공원에 구 특색을 살린 ‘이끼정원’을 조성하고 9일 개장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끼정원은 당산공원 내에 있던 오래된 생태연못을 재탄생시킨 공간이다. 기존 생태연못은 시설이 오래된 데다 수중펌프 등이 자주 고장나 관리가 어렵고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 연못 주변에 파리와 모기 등이 몰리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영등포구는 당산공원이 도로에 인접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탄소저감 효과가 있는 이끼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끼는 대기 중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을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어 최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식물로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구는 이끼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정원을 조성, 생태연못을 살아 숨쉬는 개방형 녹지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끼정원 조성을 위해 당산공원 주변 환경 등을 면밀히 살펴 공간과 가장 적합한 종류를 택했다. 털깃털이끼 서리이끼 등을 심고 주변에 다양한 나무와 돌 등을 배치해 윈시림 느낌이 물씬 풍기도록 했다.
지난 9일에는 이끼정원 준공을 기념해 안내판 제막식을 하고 주민들이 함께 정원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식물 심기 등 개장 행사에도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다.
영등포구는 앞서 ‘정원도시’를 선언한 뒤 산이 없는 오래된 구도심 이미지를 벗고 정원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정원지원센터를 개관하고 문래동에 꽃밭정원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끼정원도 그 일환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녹색 식물 이끼는 산소 발생뿐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 숲 치유의 효과도 느낄 수 있다”며 “영등포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자연 친화 정원을 조성해 누구나 쉽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