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득표율’ 발목잡는 30% 투표율
이재명, 누적득표율 89%
최고위원 경선 막판 혼전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 선거가 이재명 후보의 연임 확정 분위기로 마무리 돼 가고 있다. 11일 대전·세종지역 경선까지 누적득표율 89.21%를 기록해, 김두관(9.34%) 김지수(1.45%) 후보와 큰 격차를 보였다. 21만5000명 정도의 서울 권리당원 투표와 대의원 투표, 국민 여론조사 등이 남아 있지만 기존 투표와 유사한 결과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득표율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 후보의 연임 결정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지난달 20일 제주에서 시작한 민주당 대표 지역순회 경선은 이 후보의 일방적인 승리의 연속이다. 가장 많은 권리당원이 있는 경기도 경선에서 이 후보는 권리당원 득표율 93.27%를 기록한 데 이어, 11일 세종·대전에서도 90%대 득표율(대전 90.81%·세종 90.21%)로 완승했다.
이 후보의 ‘1극체제’를 반대하며 반전을 꾀한 김두관 후보는 지난주 호남에서 10%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경기와 대전·세종에선 각각 5.48%, 7.65%, 8.22%에 머물렀다. 김 후보측은 이번 주말 서울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대의원 투표 등에서는 기존과 다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예상보다 많은 당원들이 지지를 보내줬다”면서도 권리당원 투표율이 30%대에 머물고 있는 점에 대해선 신경을 쓰는 눈치다. 민주당은 직전 이재명 대표 체제 후 ‘당원중심 정당운영’을 강조하며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비중을 강화하고, 당의 주요 의사결정에 당원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당원중심 주의를 반영한 당 강령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일찌감치 승패가 정해진 대표경선과 달리 최고위원 경선은 막판까지 혼전 양상이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 8명이 후보로 나선 가운데 ‘2강’인 김민석·정봉주 후보에 이은 나머지 후보들 간의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초반에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 후보가 선두였으나, 지난주 호남 경선에서부터 이 후보 캠프 총괄 본부장을 맡아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여겨지는 김 후보가 순위를 뒤집고 1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권 순회경선과 세종과 대전에선 최근 상승세인 김병주 후보가 김민석 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재명 전 대표과 김민석 후보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이 순위 변동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1위에서 밀린 정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에게 불만을 드러냈다는 보도가 유세장의 쟁점이 되기도 했다.
현재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18.03%), 정봉주(15.63%), 김병주(14.02%), 한준호(13.66%), 이언주(11.56%), 전현희(11.54%), 민형배(10.53%), 강선우(5.03%) 후보 순이다. 전체 권리당원(124만2천명)의 17.3%를 차지하는 서울지역 당원들의 표심에 따라 당선권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또 권리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와 대의원 온라인 투표, 일반 여론조사 결과가 한꺼번에 공개되기 때문에 근소한 표 차이는 언제는 뒤집힐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씩을 반영한 결과로 차기 지도부를 최종 선출한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