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앞세워 윤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한동훈
‘김경수 복권’이 탐탁지 않은 여론 업고 “반대”
민심 지지 ‘채 상병 특검법’ 공론화 타이밍 노려
대통령실 겨냥 “여론 반대편 서 있어 항상 실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배경에는 여론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전언이다. 친한(한동훈) 의원은 13일 “한 대표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때부터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지금 윤석열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늘 여론과 반대편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여론 반대편에서 여론을 막는데 만 치중하다보니까 힘이 들었고 수세적이었다. (김경수) 복권도 마찬가지다. 당원과 민심은 복권에 반대가 많다. 용산(대통령실)이 오늘 복권을 결정하는 걸 더 이상 말릴 수 없지만 이후 여론 악화에 대해선 용산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로 표현되는 민심을 앞세워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 대표는 국정지지도가 바닥권인 윤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게 향후 정치행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때부터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왔다. 한 대표는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금 우리가 눈치 봐야 할 대상은 오로지 국민이다. 의석수가 부족한 국민의힘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길뿐이기 때문이다. 당이나 정이 민심과 다른 길을 가면, 한쪽에서 견고하고 단호하게 민심의 길로 견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결정하는 최고위원회에서도 “야당은 민생 관련 대안을 내놓는데, 우리가 반대만 하는 모습은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지 않느냐. 여당으로서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13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지만, 이에 앞서 한 대표는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동시에 에너지 취약계층 전기료 지원을 내놨다. ‘묻지마 반대’를 넘어 민심을 좇은 대안 제시로 윤 대통령과 차별화한 것이다.
한 대표의 민심을 앞세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이하 제3자 특검법) 공론화에서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공약한 ‘제3자 특검법’이 대통령실과 친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주춤한 상태지만, 조만간 민심의 강한 지지를 앞세워 공론화를 시도할 것이란 구상이다.
친한 의원은 “국민이 특검을 바라는데 여당이 무조건 반대해서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권력이 여론을 이길 수는 없다. 대통령실과 친윤이 ‘특검=탄핵’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강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특검 공론화의) 템포를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면 국민의 특검 요구는 더 강해질 것이고, 의원들의 반대는 무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타이밍에 ‘제3자 특검법’의 당내 공론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여론을 앞세워 대통령실과 친윤의 반대를 제압할 것이란 얘기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