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관장 임명과정 ‘불투명’ 논란
이종찬 “심사위원장, 후보와 같은 연구소”
“사전 각본” 고소 … 민주당 현안질의 추진
광복회와 더불어민주당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과정이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며 진상파악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였다며 “적법하게 추진됐고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관장 임명과정에 석연치 않은 지점들이 적지 않다”면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거부된 상태이며 현안 질의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워 26일로 계획돼 있는 결산심사를 위한 전체회의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강 의원은 “김 관장 문제는 상당히 시급한데 국민의힘 소속인 정무위원장이 회의를 열지 않아 현안질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정문 의원은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에 인사제청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독립기념관장 임원추천위원회 명단과 독립기념관장 후보 명단의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비공개 대상 정보라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국가보훈부는 독립기념관장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명단과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관장 후보 명단을 국민께 공개하고 독립기념관장 제청권자인 강정애 장관은 인사 실책을 인정하고 즉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정무위원들과 당 역사와 정의 특위도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는 관련된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임명 절차 공개와 임원추진위‧후보 공개를 요구한 데는 독립기념관장 임명과정에서 불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찬 회장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독립기념관장 후보를 추리는 과정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인 김 진, 한국광복군 출신이자 6.25 전쟁에서 공훈을 세웠던 독립운동가 김국주 장군의 자제가 탈락했다’는 점을 환기시키며 “두 사람이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회장은 자신을 관장 선출과정에서 기피대상이라며 제외시키고는 실제 김 관장 등 후보들과 관련이 있는 심사위원장이 심사에 참여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진이나 김국주 장군의 아들은 관계가 있으니까 기피해라”고 말한 심사위원장과 관련해 이 회장은 “이 사람(심사위원장)하고 5명 지원자 중 1, 2등을 한 사람들하고 깊은 관계가 있었다. 이 사람이 연구소의 연구소장이고 그 사람이 연구소의 이사장이었다. 또다른 사람하고는 공동책을 썼다”고 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죽이 맞아 있는 사람은 기피를 안 하고 나같이 그냥 같은 독립운동 했던 그런 전력에 있는 분으로 아는 사람 정도를 다 기피하라고 그러면 불공정한 거 아니냐”며 “이게 사전각본”이라고도 했다.
이 회장은 “이거는 미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내가 여기에 희생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끝까지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 물론 보훈부는 정부고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고소라도 하겠다. 법에 호소를 하겠다. 가처분신청 냈다. 그리고 저도 지금 하나씩 변호사하고 의논하고 있다. 이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다. 이 문제는 제가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고 했다. 실제로 전날 이 회장은 심사위원장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고소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생각해보니까 이번에 독립기념관 인사 파동이 언제부터 계획됐느냐하면 바로 그 이사 선임부터 계획된 거 같다”며 지난 2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했던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의 독립기념관 이사 선임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이러한 인사 제도가 소위 말하자면 공공위원회를 만들어서 한다는 거 이 자체를 깨뜨려버린 것”이라며 “이것이 독립기념관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모든 인사 관례를 자의적인 것으로 다 깨버리면 제도라는 것이 무력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비단 독립기념관 관장 이것이 잘못돼서 제가 (관장 임명에) 서명을 거부했지만,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말하자면 공공기관장 인사하는 모든 제도를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싸워야 되겠다,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