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815명 함께 ‘독립군 애국가’ 열창
서울 곳곳서 광복절 79주년 기념
‘호국의 길’ 걷고 골목상권 연계도
“광복절이 되면 독립운동을 하시면서 온갖 고초를 겪으신 부모님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1920년대 일본과 평양 원산을 중심으로 관서흑우회를 조직해 독립운동을 했던 최갑룡 지사와 이화여고보에 재학 중이던 1930년 광주학생운동에 참여한 임경애 지사. 이들 부부 독립운동가의 아들 최철훈(76)씨가 13일 오후 아내 김영희(74)씨와 함께 ‘독립군 애국가’부터 ‘광복절 노래’까지 목청껏 부른 뒤 만세삼창을 외쳤다. 최씨 부부를 포함해 5세 어린이부터 88세 노인까지 서울 송파구 주민 1815명이 이날 ‘송파구민 대합창’에 참여했다.
14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광복절 79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했다. 송파구는 지난해에 이어 주민들 합창으로 79년 전의 벅찬 감동을 공유했다. ‘8.15 빛을 되찾은 날, 기쁨의 합창’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독립운동가 후손부터 보훈단체 관계자와 북한이탈주민, 종교단체 관계자, 초·중·고교생까지 다양한 주민들이 함께했다. 구는 “민간합창단 3곳과 종교단체 2곳이 새롭게 참여했고 개인 참가도 늘어 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주민들 관심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중랑구 역시 음악으로 기쁨을 표현한다. 14일 오후 5시 40분부터 1시간여에 걸쳐 광복절을 기념한 ‘한여름밤 콘서트’를 연다. 만해 한용운부터 유관순 열사 등 수많은 독립지사들이 잠들어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이 콘서트 현장이다. 공원 내 중랑망우공간에서 대금 성악 색소폰 등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강남구와 강북구는 미래세대에 광복의 의미를 전하는 행사를 준비했다. 강남구는 신사동 도산공원에서 서울교육박물관과 함께 ‘장난감으로 만나는 독립운동가전’을 31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2022년 열렸던 ‘장난감으로 만나는 나라를 지킨 영웅들’ 인기에 힘입어 서울시교육청과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 강남구가 손을 잡았다. 안창호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 활약상을 재현한 작품 14점과 함께 다양한 체험활동이 기다리고 있다. 1912년 미국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는 안창호 선생을 재현한 1.8m 높이 작품은 관람객 기념촬영 거점으로 벌써 인기다. 매일 정오에는 국악 클래식 등 다양한 공연이 더해진다.
강북구는 우이동 근현대사기념관과 함께 어린이들 애국심을 고취하는 체험활동을 진행한다. ‘모여봐요, 광복의날’이다.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태극기 비누 만들기, 신발 양궁 등을 체험하고 역사 동화책이나 독립운동가 배지 등을 받을 수 있다. 오는 17일과 18일에는 기념관 1층 ‘강북탐구공간’에서 어린이 역사동화 ‘사할린 아리랑’을 쓴 글·그림 작가들과 만날 수 있다.
중구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현충원인 장충단공원을 재조명한다. 16일까지 저녁 6시 30분부터 1시간 30분동안 문화해설사와 함께 ‘호국의 길’을 걷는 방식이다. 조선 순종이 직접 새긴 장춘단비부터 한국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비, 이 준 열사와 이한웅 열사 동상, 유관순 열사 동상과 3.1독립운동 기념탑을 거쳐 국립극장까지 걷는다.
용산구와 성북구도 광복절을 기념한 이색 행사를 준비했다, 성북에서는 14일 오전 이승로 구청장과 청소년들이 성북동 만해공원을 찾아 한용운 열사 동상을 청소했다. 성북동 근현대문학관과 종암동 ‘문화공간 이육사’에서 두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특별전도 연다.
용산에서는 광복 역사로 형성된 마을인 ‘해방촌’ 상가번영회가 구 지원을 받아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해방주간’을 연다. 1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7일까지 풍물패 거리 공연과 점포 내 공연, 벼룩시장과 해방포럼 등이 이어진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