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일제강점기 가혹한 일상
한국국학진흥원, 사진 공개
신사참배 등 민간소장 자료
한국국학진흥원이 광복절 79주년을 맞아 민간이 소장하고 있던 일제강점기 뼈아픈 역사를 볼 수 있는 사진자료를 14일 공개했다.
진흥원이 공개한 사진자료는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한지 20~30년이 지난 1930~1940년대 학교와 마을에서 당연한 듯 이루어진 신사참배나 군사훈련, 강제동원 사진들이다.
진흥원에 따르면 1930년대 중반 공립 이리농림학교 학생들이 매일 일정한 시간 교내에 있는 일본 신사를 참배하고 경성(서울)에 수학여행 간 학생들이 남산에 있는 신사를 참배한 뒤 촬영한 사진, 교내에서 군사 훈련을 하며 모의 전쟁으로 진지를 탈환하는 장면을 연출한 사진 등이 공개됐다.
또 일본 욱일기가 걸려 있고 멀리 산 위로 신사가 보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군사훈련 후 찍은 사진, 1940년대 초 관립 경성법학전문학교에서 학생들이 군사훈련을 받기 전 일본 훈련대장의 훈시를 듣고 있는 모습, 1941년 강경상고 운동장에서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장면 등은 당시 황국신민화 과정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네차례 교육령을 반포해 '충량(忠良)한 국민을 육성'하기 위한 단계를 밟았으며 1938년 3월에는 황민화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제3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했다. 일장기와 함께 3대 강령인 국체명징(國體明徵) 내선일체(內鮮一體) 인고단련(忍苦鍛鍊)이 뒷배경으로 찍힌 사진을 통해 식민지화가 진행된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환호하며 기뻐하는 사람들, 광복 후 초등학교에서 태극기를 걸고 ‘조선독립민주국가’가 쓰인 깃발 앞에서 당당하게 학예회를 하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에서 나라를 다시 찾은 이들의 기쁨도 느껴진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더 이상 아픔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민간의 근대기록자료를 수집하고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