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청사위치' 관건
도, 통합청사 법안에 명시
시, 합의 안되면 장기과제
경북도는 18일 대구시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행정통합청사 위치 등을 ‘현행대로 대구와 안동에 둔다’는 내용을 명시한 대구경북행정통합 특별법안을 공개했다.
최근 대구시의 행정통합특별법안이 공개되자 경북도는 청사위치와 관할구역 등에 대해서는 시·군과 도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합의가 어렵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대구시는 8월말까지 이들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행정통합을 장기과제로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북도는 이날 총 6편 272개의 조문으로 구성된 대구경북행정통합 특별법안을 공개했다. 경북도는 “청사 위치, 관할 구역 등 주요 쟁점들은 합의가 필요하지만 전체적인 특별법안의 구성과 내용, 통합으로 얻고자 하는 대부분의 특례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한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대구시는 각종 권한 이양과 특례 내용 바탕 위에 청사 위치와 관할 구역 조정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경북도 특별법안은 행정통합을 통한 자치권 강화, 재정 보장과 자율성 강화, 시군 자치권 강화, 통합 청사의 현행 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차이점을 인정했다.
도는 특별법안에 “특별시의 청사는 기존의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안동시에 둔다”며 청사의 위치를 현 상태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방침을 명시한 반면 청사별 관할구역은 별도로 지정하지 않았다.
경북도는 이에 대해 “시·군 자치권 강화라는 행정통합의 핵심이 청사별 관할구역 설정으로 인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주민을 비롯한 광범위한 여론 수렴을 거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 제정절차에 대해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행정통합 재추진 초기에는 양 시·도가 막대한 예산 부담과 현실성 등을 이유로 주민투표 대신 지방의회의 의견을 물어 결정하는데 뜻을 같이 했다.
그러나 최근 경북도가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나섰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행정통합이 중요사안이고 여소야대의 국회상황에 따른 법안통과 등을 고려해 주민투표를 실시할 필요성도 있다”며 “행정안정부가 주도하면 공정성을 확보하고 지자체의 투표비용부담을 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안부의 주민투표 수용 여부 등은 미지수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시의 특별법안이 공개된 이후 경북도가 “청사위치나 관할구역에 대해 합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반박하자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8월말까지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물리적 시간이 없고 국회통과 보장도 어려워 장기과제로 넘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