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 ‘특검법 정국’ 돌파 위해 집안 설득 집중

2024-08-19 13:00:16 게재

‘제3자 특검법’ 추진 의지 재확인 … “윤 대통령 만날 수도”

야당 겨냥 “제출한 특검 철회” … “공수처, 신속하게 수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이 제기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이하 제3자 특검법)을 관철시키기 위한 여권 내부 설득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 ‘특검법 의지’가 꺾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는데 대해 “시간이 걸릴 뿐 (의지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이 여전히 ‘특검=탄핵’으로 의심하는 만큼 한 대표가 이를 어떻게 설득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고위원회의서 발언하는 한동훈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19일 한 대표측은 ‘제3자 특검법’에 대한 “한 대표 의지는 변함없다”고 재확인했다.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6월 “채 상병 특검과 관련해 국민이 갖고 계신 의구심을 풀어드려야 한다”며 ‘제3자 특검법’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당시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대표가 되면 공수처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당선된 뒤 한 달 여 가까이 흘렀지만 ‘제3차 특검법’ 발의를 미루고 있다. 한 대표 주변에서는 ‘제3자 특검법’을 철회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도 잇따랐다. 정치권에서 “한 대표가 여권 내부의 반대를 핑계 삼아 특검법 약속을 철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16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대표의 ‘제3자 특검법’도 수용하겠다면서 열흘 안에 ‘한동훈표 특검법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자, 한 대표는 갑자기 이른바 ‘제보 공작’ 의혹을 특검법에 포함시키겠다고 대응했다. ‘제보 공작’은 민주당 인사와 일부 언론이 손잡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박 원내대표는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면 그것(제보 공작 의혹)도 환영한다”며 한 대표를 압박했다.

야당의 압박과 여당의 반발에 직면한 한 대표측은 “특검법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고 관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친한 인사는 “한 대표는 의원들은 물론 원외인사들과 꾸준히 만나 ‘제3자 특검법’ 추진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특검은 내가 약속을 지킬 테니 걱정 말고 야당은 국회 정상화와 민생을 위한 논의에 나서 달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 대표는 최근 4선 중진의원들을 잇따라 만난 데 이어 19일 당 상임고문단과 시도당 위원장들을 만난다. 오는 29~30일에는 당 의원들과 단합대회 성격의 연찬회도 갖는다. 친한 인사는 “한 대표는 특검법을 설득하기 위해 의원들을 전부 만나겠다는 입장”이라며 “필요하다면 윤 대통령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자신이 제기한 ‘제3자 특검법’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으니 의심하지 말라는 주문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향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친한 장동혁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에서 “(이재명 대표가) 제3자 특검안을 수용하고 정쟁 국회를 민생 국회로 돌려놓을 진정성이 있다면 이미 제출된 위헌적인 특검안을 철회하고 더 이상 특검법 발의와 탄핵 청문회를 중단하겠다는 선언부터 하는 게 순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측은 민주당이 “열흘 안에 ‘한동훈 특검법’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도 일축했다. 장 최고위원은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10일 이내에 제3자 특검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내에서 필요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한마디로 곧바로 당론이 되고 곧바로 법안이 튀어나오는 그런 정당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여당에서는 민주당 압박보다 공수처 수사 결과가 늦어지는 걸 더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여당 의원들이 특검법 논의 자체를 꺼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 최고위원은 “공수처에 촉구한다.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고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기 바란다. 국민들이 묻고 있다. 도대체 1년 가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직도 결론을 낼만큼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면 공수처는 그 어떤 수사도 할 능력이 없다는 반증일 것”이라고 질타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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