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박정희 논란 뜨겁다
영문표기 논란·동상 찬반
대구시 "기존 표지판 유지"
대구·경북지역에서 때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대구시와 일부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박정희 동상을 공공장소에 건립하려 하자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정치권이 ‘우상화’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구시가 지난 14일 동대구역앞 광장을 ‘박정희광장’으로 명명하고 새로 세운 표지판에 대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구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5개 정당 등으로 구성된 ‘박정희우상화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앞으로 박정희바로알기 사진전시회, 동상건립 찬반 스티커 붙이기, 박정희기념사업 지원조례 폐지청구 범시민서명운동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단체는 제막식 당일 동대구역앞 광장에서 반대집회를 연데 이어 지난 17일에도 4차 시민규탄대회를 열었다.
앞선 19일에는 민주당 대구시당 지역위원장들이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시장을 국유재산법 위반으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대구지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동대구역 앞 광장에 박정희광장 표지판을 설치하면서 국유지 소유자인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과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구시는 즉각 해명했다. 시는 “지난 2017년 10월 동대구역 고가교 준공이후 대구시가 관리권한을 가진 광장에 철도시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철도공단과 협의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또 “국토부가 2016년 5월 변경 고시한 ‘경부고속철도 대구도심2구간 건설사업 실시계획변경승인’에 동대구역 광장은 대구시로 귀속 이관한다는 협의결과가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희광장 표지판 상단부의 영문이름 표기인 ‘JEONG’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전 영문 표기는 ‘PARK CHUNG HEE’인데 ‘PARK JEONG HEE’로 잘못 표기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대구시는 현재 영문표기의 원칙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정’자에 대한 정확한 발음 표기는 ‘JEONG’이라고 주장했다.
시는 이와 관련 19일 비공개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열어 다시 논의한 결과 ‘JEONG’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론냈다.
‘박정희’의 영문이름 표기 논란은 경북 구미시로 불똥이 튀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영문명논란과 관련 페이스북에 “구미시의 박정희로 도로 표지판은 ‘BAK JEONG HUI’로 표기되어 있다"는 글을 올리자 구미시는 도로표지판 6곳을 ‘PARK CHUNG HEE’로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