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외식대신 간편식…6조시장 훌쩍
집 근처 휴가·보양 경향
외식 버금 RMR 쏟아져
‘역대급’ 폭염에 가정간편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오르고 사우나 같은 습한 더위로 장기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외식시장은 급속 위축된 반면 집 근처에서 휴가를 보내거나 보양식을 먹는 분위기는 확산하고 있다. 외식에 버금가는 레스토랑간편식(RMR)이 쏟아지는 이유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랜 폭염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시공간 제약이 적은 간편식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집 또는 가까운 근처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스테이케이션’ 경향이 자리잡았고 기력을 보충하기 위한 보양식을 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홈보양’ 유행도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간편식시장은 집밥 선호현상으로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23년 간편식시장 규모를 6조5300억원으로 2017년에 비해 2배 넘게 성장한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엔 단순히 편의성을 넘어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을 담보하는 ‘웰메이드’ 간편식이 쏟아지고 있다.
간편식시장에 진출한 업체들간 경쟁이 격화하고 폭염과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간편식품질 고급화도 뒤따르고 있는 셈이다.
실제 하림 ‘더미식 초계국수’ ‘더미식 사천자장면’(사진)이 그렇다. 하림 측은 “초계국수는 국내산 하림 닭을 푹 고아낸 닭육수로 깊고 진한 감칠맛을 끌어올렸다”면서 “면도 닭육수로 반죽한 후 기름에 튀기지 않고 고온에 두 번 말려 전문점에서 먹는 소면쫄깃함까지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의 경우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색 춘장이 아닌 붉은 두반장을 사용했으며 고추기름에 중국 전통 두반장과 신선한 돼지고기를 센 불에서 볶아 고소하고 진한 중국 사천 맛을 그대로 살렸다는 주장이다.
풀무원도 최근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두가지 식감을 동시에 늘낄 수 있는 수타식 중화면 ‘더블식감 짜장도삭면’과 ‘더블식감 마파도삭면’을 선보였다. 역시 전문점에서 파는 것에 버금가는 게 풀무원 측 설명이다.
유명 맛집과 협업한 RMR도 잇따르고 있다. 프레시지는 한식 브랜드 ‘경복궁’과 협업해 ‘경복궁 양배추 듬뿍 한우 불고기 전골’을 내놨다. 육향이 살아있는 한우를 넣어 풍미를 살렸다는 게 프레시지 설명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최근 갈비 전문점 ‘청기와타운’과 손잡고 ‘청기와타운 갈비정식도시락’ ‘청기와타운 갈비무생채볶음밥삼각김밥’ 등을 선보였다. 고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