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운영의 중립·공정성을 위해 설치한 국가경찰위원회 새 위원장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심판을 대리했던 변호사가 선출돼 논란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국가경찰위원회 신임 위원으로 윤용섭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비상임위원)와 김정석 전 서울경찰청장(상임위원)을 임명했다. 임기는 2027년 8월 19일까지 3년이다.

이번 인사는 제11기 김호철 위원장(법무법인 한결 변호사)과 박경민 상임위원의 임기가 전날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열린 경찰위 회의에서는 윤 위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윤 위원장은 “국가의 이익을 위한 길을 모색하고 국민이 경찰에 바라는 바를 고민하겠다”면서 “또 경찰이 자부심을 가지고 보람을 느끼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0기)에 합격해 인천지법 부장판사, 서울지법 서부지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이후 윤 위원장은 이 장관과 법무법인 율촌에서 함께 근무했다. 탄핵심판 당시 이 장관이 윤 변호사에게 대리인을 맡아달라고 직접 요청했을 정도로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7월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헌법재판관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문제는 경찰위가 경찰 운영의 중립·공정성을 위해 1991년 설치된 합의제 심의·의결기관이라는 점이다. 경찰위는 치안 정책의 심의·의결, 경찰청장 임명 제청 동의,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 추천 등의 역할을 한다.

경찰 정책 결정에 국민 의사를 반영해 민주적 통제를 하도록 하는 데 목적인 기관에 이 장관과 인연이 있는 인사가 임명돼 경찰 통제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김 상임위원은 고려대 법학과 졸업 후 30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0기)에 합격한 뒤 경찰에 입직해 경찰청 차장, 서울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퇴직 후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한편 경찰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비상임위원 6인과 상임위원(정무직 차관급) 1인 등 총 7인으로 구성된다. 위원은 행안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위원장은 비상임 위원 중 호선을 통해 선출한다.

기존 비상임위원 5명은 김성은 경희대 대학원 교수, 박형명 법무법인 김장리 변호사, 이효원 서울대 로스쿨 교수, 김세동 문화일보 논설위원, 조정 SBS 보도본부장이다. 이들의 임기는 2027년 2월 19일까지 3년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