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제도 변화로 GA시장 더 과열
보장성보험 판매 많아 CSM 확보에 유리
새로운 보험회계기준인 IFRS17 시행으로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CSM 판매량이 많은 보험대리점(GA) 채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도 자회사 설립이나 지분 투자 등으로 GA시장에 진입하면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낸 하나금융포커스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손해보험 상위 5개사의 신계약 CSM은 약 2.6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CSM이란 보험계약에서 미래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실현이익의 현재가치를 말한다. 보험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하면 미실현이익인 CSM은 일단 회계상 부채로 설정됐다가 수년에 걸쳐 상각하면서 보험영업이익으로 잡히게 된다.
IFRS17 하에서 주요 성장성 지표인 CSM이 관건이 된 가운데 GA는 보장성, 장기손해보험 등 CSM 확보가 용이한 보험을 주로 판매해 IFRS17 시행 이후 더욱 매력적인 채널로 떠올랐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대형 GA의 신계약 매출 구성은 장기보험(46%), 보장성 생명보험(14%) 등으로 CSM 확보에 용이한 상품을 주로 판매했다.
보험사는 보장성·장기보험 등 CSM 확보를 위해 CSM 판매량이 높은 대형 GA와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졌다. GA 채널이 부각되면서 생·손보사, 플랫폼 기업 등이 지분투자, 자회사 설립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새롭게 GA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20년 이후 신한라이프,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생명보험사는 주로 전속 채널을 자회사형 GA로 전환했고 손해보험사는 대형 GA 지분 투자를 통해 GA시장에 진출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는 대형 GA인 인카금융서비스 등 지분 투자를 통해 GA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하지만 보험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GA를 통한 점유율 확대, 설계사 모집 경쟁 심화 등의 시장 과열은 사업비 증가로 이어져 GA와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를 야기한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 2023년 보험회사 전속설계사의 1인당 월평균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1인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하나금융포커스 보고서는 “보험사·GA·금융당국 모두 GA 시장 안정과 건전한 영업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GA시장 과열로 발생한 비용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기 때문에 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설정과 판매자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연납보험료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지만 1년간으로 명시해 2년차부터는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사실상 규제가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