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저상소방차·배연로봇 도입한다
층고 낮은 지하주차장 진입 가능
서구 전기차화재 재발방지 대책
인천시가 지하주차장 화재 대응을 위해 저상소방차와 궤도형 배연로봇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1일 인천 서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당시 지하주차장 층고가 낮아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다. 내일신문은 인천 전기차 화재 이후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낮은 층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높이가 낮은 저상 소방차와 구급차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내일신문 8월 7일자 4면 참조)
인천시는 “서구 전기차 화재 당시 지하주차장 층고가 낮아 출동한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 신속한 화재진압이 어려웠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상소방차와 궤도형 배연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실제 기존 아파트 지하주차장 층고는 대부분 2.7m 이하다. 그나마 택배차량 진입 갈등이 확산되자 2018년 이후 지상이 공원인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대상으로 층고 기준을 상향했다. 2.7m는 택배차량 높이다. 이보다 앞서 지어진 아파트는 층고 기준이 2.3m에 불과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서구 아파트도 2017년 12월 사용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2.3m 기준을 적용 받았다.
하지만 기존 소방차나 구급차는 높이가 2.8m 이상이다. 비상경광등이나 방수포 등이 달려있어 일반 차량보다 높이가 높다. 실제 이번 인천 화재 당시 소방당국이 전기차 화재 진압장비를 갖추고 출동했으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해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배연로봇 역시 소방차나 소방대원 진입이 어려운 지하공간 등에 투입하기 위한 소방장비다. 심한 연기와 불길로 진입하기 어려운 실내 화재 현장에 투입돼 연기를 밖으로 배출하고 물을 분사하는 역할을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저상소방차 4대와 배연로봇 3대를 올해 안에 구입해 주요 거점 소방관서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 기준도 정비한다. 우선 아파트 소방안전관리(보조)자의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지하 3층까지 설치 가능한 충전시설을 지하 1층으로 제한하는 방안 등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정부에서 발표할 전기차 화재 대책과 연계해 인천시의 종합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앞서 지역 내 아파트 1682개 단지를 대상으로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정상작동 여부를 점검했다. 또 아파트 관리소장과 소방안전관리(보조)자를 대상으로 소방설비 차단(잠금) 행위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주요 충전사업자와 간담회를 갖고 급속충전기 충전율을 90%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화재를 계기로 실질적인 전기차 화재 예방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