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연산이 왜 중요할까?
보통 연산이라고 하면 초등에서는 자연수, 분수, 소수의 ‘사칙연산’을 말하고, 중등에서는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정수, 유리수, 무리수의 사칙연산과 문자와 식, 인수분해까지를 포함할 수 있다.
초등 수학에서 연산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 초등 1~4학년까지는 ‘수와 연산’을 배우고 익히는 데 수학 공부의 60% 이상이 투자된다. 초등 5,6학년도 40~50%선이다. 특히 초등 5,6학년은 초등 연산의 고비이다. 소수와 분수 등 새로운 연산 영역을 공부하기도 하지만 도형의 넓이, 단위, 부피, 겉넓이 등은 초등 4학년까지 배운 연산에 비중이 높지는 않아도 이때 소수와 분수의 연산을 제대로 해 두지 않으면 중학교에서 돌이킬 수 없는 ‘수포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초등학생뿐 아니라 중학생도 연산 연습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중학교에서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 중 첫 번째가 연산의 기초가 안 되어 있어서이다. 초등학교 때 배운 자연수, 분수, 소수의 사칙연산이 정확하고 빠르게 되어 있지 않은 아이는 중학교 1학년 1학기 정수와 유리수의 계산에서 무너지고 만다. 반대로 심화문제 등 어려운 문제를 다 푸는 아이가 식을 제대로 다 써놓고 연산에서 순간의 실수로 어이없게 틀리는 경우도 자주 본다. 둘 다 연산 연습이 필요한 경우이다.
연산은 식이 나타나는 규칙을 익히고, 식의 규칙대로 계산할 수 있으면 다 끝난다. 어찌 보면 규칙만 정확하게 지키면 매우 간단한 것이 연산이다. 이렇게 간단한 연산을 아이들이 힘들어하거나 실수하는 이유는 규칙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거나 완전히 내 것으로 사용하는데 미숙하기 때문이다. 많은 분이 연산이라면 계산 연습이 전부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핵심은 연산 개념과 원리에 있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은 자릿수와 상관없이 각각의 계산 원리는 동일하다. 개념과 원리만 잘 이해하면 자릿수가 커져도 계산에 어려움이 없다.
만약 개념 없이 계산만 열심히 한다면 자릿수가 커질 때마다 모두 다른 계산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두 자릿수 계산을 잘해도 세 자릿수 계산은 안 배웠다며 못 한다는 아이가 많은 것이 이 때문이다. 곱셈 연습을 하면 덧셈 계산을 어떻게 하는지 까먹고, 나눗셈 연습을 하면 뺄셈 계산 방법을 잊어버린다. 교과서에서는 연산 개념 설명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연산 연습에만 치중하지 말고 개념을 탄탄하게 익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