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플랫폼 개방만으론 한계”
지자체 주도성이 성패
고향사랑기부제 토론회
“고향사랑기부제의 성패는 지자체들의 주도성을 얼마나 잘 보장해주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이찬우 일본경제연구센터 특임연구원은 22일 한국지방자치학회와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날 오후 경주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일본은 지자체들이 자체 누리집을 활용해 모음을 하기도 하고, 다른 지자체와 공동모금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하고, 복수의 민간플랫폼을 활용해 모금하기도 한다”며 “모금 방식을 지자체들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모금이 활성화되고,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자율성의 한 방식으로 지자체들이 모금을 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운영하는 자유도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우리보다 먼저 고향사랑기부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제도 도입 초기 제도 활성화가 되지 않다가 5년여간의 시행착오 뒤 정부(총무성)가 모금에 대한 관여를 최소화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사후적으로 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모금액이 급격히 늘어났다.
일본은 지자체 자율로 40여개의 민간플랫폼을 활용해 고향납세 모금을 하고 있다. 지난해 모금 금액은 1조엔, 우리 돈으로 9조350억원을 넘어섰다.
권선필(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장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조건은 민간플랫폼을 통한 모금만이 아니라 기부금을 다양한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투자할 때 가능해진다”며 “따라서 모금의 민간개방 이후에도 지자체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올해 12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을 민간에 개방하기로 하고 이달부터 참여 업체를 모집 중이다. 지난 6월부터는 기부자가 지자체가 제시한 특정 사업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는 지정기부제도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