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밸리 배후지, 일자리·주거·문화 중심으로

2024-08-23 13:00:05 게재

첫 창업지원시설 ‘청년꿈터’ 마련

다양한 거점공간 확보해 ‘꿈’ 응원

“2022년 창업했는데 그동안 각자 재택하면서 화상회의를 주로 했어요. 집에서 모여도 집중이 잘 안돼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주민이자 금천에서 전자책 출판기업 라돌체비타를 창업한 유해나 대표. 금천구가 청년창업지원시설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월부터 기다리다가 드디어 지난달 ‘금천청년꿈터' 602호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달 문을 연 꿈터에는 라돌체비타를 포함해 10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유 대표는 “쾌적한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니 집중할 수 있어 능률이 크게 올랐다”며 “단편에서 출발해 현재 장편을 시작하는 단계인데 연간 6종 정도 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성훈 구청장이 금천청년꿈터에 입주한 유해나 라돌체비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금천구 제공

23일 금천구에 따르면 구는 민선 8기 들어 전체 인구 가운데 32.7%를 차지하는 청년들이 꿈을 이루어가는 ‘청년 미래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청년꿈터를 비롯해 복합문화공간 ‘청춘삘딩’, 1인가구지원센터 등 주요 거점공간이 중심에 있다. 유성훈 구청장은 “의기소침하게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기회와 정보를 주고 성인이자 사회인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자 한다”며 “지밸리(가산디지털단지) 배후지역 역사성에 새로운 일자리를 더해 미래 전망이 있는 지역으로 바꿔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꿈터가 위치한 독산동 일대는 실제 청년 거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0년대에는 구로공단 배후지역으로 청년들이 몰렸는데 지금은 공공기숙사와 밀집한 오피스텔 등에서 1인가구 형태로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 예술창작공장과 민간 문화시설 등에 더해 청년꿈터까지 개관했다. 금천구 첫 창업지원시설이다.

금천구는 꿈터를 통해 청년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청년을 위한, 청년의 일자리를 확충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 생명공학 로봇 의생명학 등 지밸리와 연계할 수 있는 기술과 특화 외에 다른 지원시설 입주가 어려운 패션 문화 교육 등 일반까지 3개 분야를 선발했다.

예비창업자와 초기기업은 별도 사무공간을 비롯해 회의실 등 입주시설을 최대 3년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잠재력 있는 초기기업에는 사업화자금을 지원하고 청년취업사관학교, 중앙대 산학협력단이 함께하는 혁신지원거점센터 등을 연계해 기업성장을 돕는다. 입주기업은 금천구 청년들을 중심으로 창업교육 등 멘토 역할을 하고 주민들을 위한 재능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 강현정 에듀컬쳐 대표는 “편의시설이 잘돼 있고 여러 입주기업과 교류를 통한 동반 성장이 가능해 보인다”며 “노무와 세무 등 지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 융합 방문 악기교육 업체인 에듀컬쳐는 꿈터를 졸업하기 전까지 매출을 3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청년 참여·교류공간은 민선 7기부터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청춘삘딩’을 비롯해 ‘서울청년센터 금천’, 3000원짜리 김치찌개로 소통하는 ‘청년공간 모락모락’ 등이 있다. 청년들이 소재 발굴부터 프로그램 구성까지 도맡은 청년축제, 맞춤형 주택 등 문화·여가 주거안정을 위한 지원도 있다. 20억원 규모 청년미래기금이 종잣돈이 될 전망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특화된 정책을 추진해 본질적인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고 청년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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