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보
“섬에 사람 살게 하는 게 국가경쟁력 높이는 일”
역량교육·전문가지원 강화
“섬에 사람이 거주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김민재(사진) 행정안전부 차관보는 소멸위기에 놓인 섬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 열심이다. 특히 배타적 경제수역의 기준이 되는 유인도를 지속가능하도록 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그만큼 섬의 소멸위기가 심각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김 차관보는 “섬의 인구감소와 고령화 현상이 깊어지면서 섬이 무인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인도 473곳 가운데 인구수가 10명도 되지 않는 소멸위기 섬이 67곳이나 된다”고 우려했다.
행안부가 섬 지역 특성화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섬의 소멸을 막고 지속가능하도록 하는데 있다. 특히 이 사업이 주민들을 주체로 세운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 차관보는 “그간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이 개발 중심의 토목사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 반면 특성화사업은 주민이 직접 참여해 섬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마을발전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원하는 주민체감형 정책”이라며 “양질의 일자리와 소득원이 감소하고 있는 섬에 새로운 소득사업을 발굴·추진함으로써 주민이 육지로 떠나지 않고 섬에 머물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행안부는 특성화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추가 지원도 고민하고 있다. 김 차관보는 “소득사업이 경쟁력을 갖고 지속가능하도록 다양한 역량교육과 전문가의 체계적인 지원계획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섬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영토적·지정학적 가치 외에 경제적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니켈 등 광물이 풍부하고 태양열·풍력·조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의 거점이 되기도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희귀생물의 멸종을 막고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역할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도 이러한 섬의 가치에 주목하고 섬 주민이 불편함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86년 ‘섬 발전 촉진법’ 제정 이후 섬 주민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며, 2021년 한국섬진흥원을 설립해 섬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명 미만 주민이 거주하는 섬의 전기·식수·접안시설 등을 지원하는 ‘작은 섬 공도방지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초에는 국토 최외곽에 위치해 국경수비대 역할을 하는 섬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도 제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원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김 차관보는 “섬이 가진 가치를 보존하고 소멸위기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하도록 꾸준하고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